이강철 감독. /KT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강철 매직’ 시즌 2가 시작된다. 

이강철(54) KT 위즈 감독은 22일 수원KT위즈파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령탑 2년 차 시즌 각오와 2020시즌 전력 구상 등을 밝혔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실을 찾은 이강철 감독은 먼저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가을야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5할 승률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더 올라갈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계기로 해서 선수들도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 경험을 쌓인 만큼, 타이트한 경기가 있을 때 더 낳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KT는 신임 이강철 감독의 지휘 하에 창단 첫 5할 승률(71승 2무 71패)을 달성했다. 시즌 막바지까지 NC 다이노스와 5강 경쟁을 펼쳤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KT는 충분히 지난 시즌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다. KT의 목표는 단연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이다. 이 감독은 “저 역시 감독 2년 차를 맞았다. 일단 선수 때도 2년 차 징크스는 없던 만큼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웃으며 “올해 KBO리그는 ‘춘추전국시대’라고 생각한다. 전력 평준화가 됐다. 우리 팀에겐 위기이자 기회다. 올해는 확실히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다. KT도 이제 신생 구단, 막내라는 핑계를 댈 수 없다.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끝나고 난 뒤 변명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감독이 이날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일관성’이었다. “취임식 때 말씀 드렸던 협업, 도전, 시스템 이 세 단어는 감독 생활이 끝나는 날 때까지 가져가겠다. 탈권위, 수평적 대화, 소통을 올 시즌에도 잘하겠다. 2년 차지만 일관성 있게 가려고 한다. 제가 안 변한다면 선수들도 편하게 야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관성, 소신을 유지하되 현대 야구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 또 지난 시즌 성과에 자만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작년 시즌은 잊고 올 시즌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선수들과 소통하겠다. 많이 이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KT는 조용하지만 내실 있는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강력한 에이스를 원해 라울 알칸타라 대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를 영입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 불펜 투수 이보근(34), 내야수 김성훈(27), 포수 허도환(36)을 품었다. 내부 FA 유한준(38)도 붙잡으면서 전력 누수 없이 새 시즌을 맞이한다. 이 감독은 이날 올 시즌 전체적인 전력 구상을 공개했다. “투수 쪽은 분업화가 어느 정도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몸만 잘 만들어오면 된다. 야수 쪽이 조금 아쉽다. 베테랑들이 한 살 더 먹었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1루 자리가 확실치 않은데 전지훈련에서 최대한 보완해서 주전을 정하겠다. 오태근, 문상철 등이 경쟁 할 것이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주전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백업의 격차를 줄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 KT 신인 소형준. /OSEN

지난 시즌 토종 선발 김민(21), 배제성(24)을 발굴한 이 감독은 올 시즌은 신인 소형준(19)을 키워볼 생각이다. 손동현(19), 박세진(23)도 선발 후보로 경쟁시킬 계획이다. 마무리는 그대로 이대은(31)이 맡는다. “소형준은 무조건 5선발로 넣을 생각이다. 고등학교 때 데이터를 보면 5일 쉬고 던질 때 성적이 좋았다. 선발 투수로 만들어보고 싶다. 대은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한 타자 정도는 덜 상대하도록 배려할 생각이다.올 시즌 5이닝만 잘 막아놓으면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 불펜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5이닝만 막으면 승부를 걸 수 있다. 그래서 선발의 몫이 중요하다. 데스파이네가 1선발로 자리 잡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내달 1일부터 3월 7일까지 애리조나 투손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선수단은 29일 출국하지만, 이 감독은 이숭용(49) 단장과 함께 이틀 앞선 27일 미국으로 출발한다. 먼저 출국해 자율훈련 중인 베테랑 유한준, 박경수 등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이 단장과 시즌 구상을 나눌 계획이다. 이 감독은 “베테랑들과 제가 생각하는 야구, 올 시즌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눠보고 싶다. 단장님과도 여러 부분에 대해 소통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수원=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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