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라미란의 역량이 빛나는 영화다. 원톱 주연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화면을 꽉 채운다.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주상숙 역을 맡은 라미란은 전작 ‘걸캅스’와 차이점에 대해 “차별점을 따지자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웃겨보자는 마음가짐이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tvN 드라마 ‘블랙독’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라미란은 ‘열일’ 행보에 대해 “물 저을 때 노 저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 번쯤 주인공을 해야 하지 않겠나. 불러주실 때 열심히 일해야 한다”며 “체력이 딸리긴 해서 지방을 많이 축적하고 있다”라고 덧붙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라미란은 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영화가 개봉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 편견이나 선입견을 안 가지길 바란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어 “주상숙이 처한 상황에 놓여있길 바랐다. 당 색깔부터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전혀 그런 의도를 갖고 연기한 건 아니다”라며 “대놓고 코미디라고 얘기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는 2014년 개봉해 브라질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던 동명의 흥행작(O Candidato Honesto)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거짓말이라는 소재가 주는 코믹한 상황뿐만 아니라 당시 브라질의 현실을 시원하게 꼬집어 자국 흥행에 성공, 2018년에는 속편이 개봉하기도 했다. 한국판 ‘정직한 후보’는 흥미로운 설정을 우리 현실에 맞는 톤으로 재해석했다.

메가폰을 잡은 장유정 감독은 “브라질과 한국같은 경우는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이 영화를 현실에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며 “우리가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사건이 주상숙이 거짓말을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상황이 판타지이기 때문에 그 안에 있는 상황은 리얼리티를 확보하자는 생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라미란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원작이 남자 대통령 후보인 것과 달리 여자 국회의원으로 바꾼 설정에 대해 “라미란을 캐스팅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남자 대통령 후보가 원작이다 보니 우리 영화 역시 남자 국회의원 후보로 시작했다”라며 “시나리오를 완성하면서 이 캐릭터가 연기하기가 정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지와 상관없이 말이 튀어나오고 답답한 상황을 지나 어느 순간 변화하는, 성숙하고 진지한 면을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럽게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라미란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주상숙의 열정적인 보좌관 박희철로 분한 김무열은 “이번 영화는 상당히 진지하게 임했다”며 “내가 이렇게 영화에서 웃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린 게 처음인 것 같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자유로운 영혼의 아들 봉은호 역의 장동주는 “화목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선배들을 보면서 이렇게 작품을 다 같이 즐겁게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장 감독은 “답답한 현실에 속이 뻥 뚫리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무열 역시 “우리 영화를 보고 많이 즐거우셨으면 한다”고, 라미란은 “시원하게 얘기하니 속은 시원했다. 꾸미지 않고 나오는대로 얘기하니까. 가끔은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정직한 후보’ 많이 느껴달라”고 당부했다.

‘정직한 후보’는 다음 달 12일 개봉한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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