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주디’ 르네 젤위거와 ‘조커’ 호아킨 피닉스가 아카데미 시상식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들의 공통분모가 눈길을 끈다.

먼저 호아킨 피닉스는 ‘조커’ 캐릭터를 위해 온몸의 뼈마디 하나하나로 감정을 드러내며 자신만의 아서를 완성했다. 각본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던 만큼 계획하고,몸으로 표현해내는데 총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그는 ‘조커’를 통해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해낼 수 있었다. 작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소감으로 토드 필립스 감독은 “이 영화는 호아킨 피닉스가 없이는 불가능한 영화다”라고 밝히며 그의 열연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르네 젤위거 역시 예고편 공개만으로도 “르네 젤위거는 주디 갈랜드 그 자체”라는 대중과 평론의 반응을 이끌어 냈다. 얼마전 국내 상영으로 ‘주디’를 만나본 관객들 중에서는 엔딩 크레딧을 보고 나서야 연기를 펼친 배우가 르네 젤위거라는 사실을 알아챘다는 리뷰가 목격되기도 했다. 그만큼 르네 젤위거는 이전의 자신의 캐릭터는 물론 자기 자신까지 모두 지워낸 채 ‘주디 갈랜드’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1939년,주디 갈랜드가 생전 마지막 무대에서 선보였던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재현해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촬영 전에 코에 보형물을 붙이는 것을 시작으로 매번 약 2시간 이상의 분장을 거쳤다. 덕분에 ‘주디’는 이번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은 물론 분장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생전 주디 갈랜드는 어깨가 살짝 굽어 있는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르네 젤위거는 이러한 특징을 완벽하게 살려냈는데 촬영 첫날부터 어깨를 살짝 구부린 채 등장해 현장에 있던 모든 스태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연출을 맡은 루퍼트 굴드 감독은 “르네의 연기 중 제일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가 어깨를 두는 방식이다. 촬영 첫날부터 ‘이 사람이야말로 제대로 된 배우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로잘린 역의 제시 버클리도 “르네는 그냥 주디처럼 보인다”라고 감탄했다.

호아킨 피닉스 역시 어깨를 구부리고, 축 늘어뜨리면서 조커의 퍼스널리티를 표현했다. 두 사람은 굽은 어깨 연기 덕에 자연스럽게 거북목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극중 두 캐릭터가 건강이 좋지 못했던 만큼 절뚝거리는 듯한 보행을 선보인 것 역시 놓칠 수 없는 닮은꼴 포인트다.

르네 젤위거와 호아킨 피닉스는 각종 시상식에서 나란히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어어 가고 있다. 얼마전 진행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함께 수상의 영광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미리 보는 오스카’라고 불리고 있는 있다.

또 르네 젤위거와 호아킨 피닉스 모두 이전에 각각 ‘너스 베티’(2001)와 ‘앙코르’(2006)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주연상을 거머쥔 공통점이 있다.

‘주디’는 ‘오즈의 마법사’의 영원한 도로시이자 할리우드 레전드 주디 갈랜드의 화려한 마지막 런던 콘서트를 담은 영화다. 오는 2월 개봉.

사진=퍼스트런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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