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이 7년여 만에 LPGA 정상에 올랐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박희영(33)이 경자년 새해 첫 한국 선수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소식을 전했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바원헤즈의 서틴스 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한다 빅 오픈 4라운드에서 합계 8언더파로 유소연(30), 최혜진(21)과 동률을 이뤘다. 이어진 4차전 연장 승부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우승으로 박희영은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 이후 6년7개월 만에 LPGA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통산 3승이다. 

지난해 상금랭킹 110위에 머물며 13년 만에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퀄리파잉시리즈를 치렀던 박희영은 4위로 다시 LPGA 투어 카드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나선 새 시즌 3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 상금 16만5000 달러(약 1억9600만 원)를 받았다.

최종 4라운드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강풍 속에서 순위표가 요동쳤다. 3라운드 단독 선수로 나선 조아연이 9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로 무너지면서 선두 경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양상을 보였다. 공동 11위로 시작해 3타를 줄이며 먼저 경기를 마친 최혜진이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유소연과 박희영이 나란히 이븐파와 1오버파로 최종 라운드를 마치며 8언더파를 기록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박희영은 두 번째 샷을 홀 2m거리에 붙여 이글을 노렸지만 이글 퍼트가 홀컵을 돌아 나오며 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앞서 유소연과 최혜진은 나란히 버디를 쳤다. 

이어진 2차 연장에서 유소연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유소연이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친 반면 박희영과 최혜진은 나란히 버디를 성공했다. 3차 연장에선 둘 다 또다시 버디를 성공했고, 승부는 4차 연장으로 이어졌다. 

운명의 4차 연장에서 승패를 가른 건 집중력이었다. 최혜진이 티샷 실수에 이어 3번째 샷마저 깊은 러프에 빠져 1벌타를 받고 6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려 놓으며 흔들렸다. 박희영 역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침착하게 벙커샷으로 그린에 올렸고 결국 2퍼트 끝에 파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한편 같은 장소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빅 오픈에선 호주교포 이민우가 생애 첫 투어 우승에 성공하며 포효했다. 이민우는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합꼐 19언더파로 2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에서 활약중인 이민지의 친동생인 이민우는 우승 직후 누나와 기쁨을 나눴다. 지난해 3월 프로로 전향한 이민우는 19번째 도전 만에 투어 첫 우승을 신고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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