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사진) CJ그룹 부회장이 주도해 제작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경이로운 혁명이라 불러도 손색 없는 대업을 이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1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국제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대망의 '최우수 작품상'까지 휩쓸었다. 

'기생충'은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영국 아카데미 각본상 및 외국어영화상, 미국 배우조합(SAG) 앙상블상, 작가조합(WGA) 각본상, 미술감독조합(ADG) 미술상, 편집자협회(ACE) 편집상 등을 휩쓸며 한국 영화에서 전대미문이 전설적인 기록을 써왔다. 이날 아카데미까지 품은 '기생충'은 한국 영화의 품격을 한 단계 더 높였다.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의 성공 뒤에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든든한 지원이 한 몫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기생충'의 책임프로듀서로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는 등 영화 제작 전반을 지휘했다. 

'기생충'이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모두 140억 원이 들었다. 이 중 CJENM이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와 '기생충' 제작 및 공급 계약을 125억 원에 체결하면서 대부분의 돈을 지원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CJ그룹 부회장으로 CJENM을 통해 그동안 영화사업을 주도했다. 

CJENM은 봉준호 감독 작품 대부분에 투자하고 배급을 맡아왔다. 봉준호 감독의 대표작 '살인의 추억'과 '마더', '설국열차' 등의 배급도 CJENM이 맡았다.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은 525만 명, 2009년작 '마더'는 298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특히 2013년작 '설국열차'는 제작비 300억 원이 넘게 들어간 대작으로 이미경 부회장이 영화투자 및 제작을 주도했다. '설국열차'는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트 등이 대거 참여했고, 국내에서만 935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2017년 6월 아카데미상(오스카) 후보작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경영진 파트에 신규회원으로 위촉된 이미경 부회장은 막강한 인맥을 바탕으로 '기생충'의 국외 세일즈에 힘을 보탰다. 이미경 부회장의 지원 아래 '기생충'은 한국 영화 최초로 192개국에 팔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기생충'의 손익분기점은 국내 370만 관객이다. 이미 국내에서만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일찌감치 돌파한 '기생충'은 일본에서도 1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등 전 세계적인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기생충'의 흥행으로 CJENM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영화 '극한직업'의 흥행으로 부진한 실적을 만회했던 CJENM은 이미경 부회장의 뚝심으로 밀어부친 '기생충'의 성공에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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