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토론토 SNS 캡처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국 야구가 낳은 ‘괴물 투수’ 류현진(33ㆍ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메이저리그 정복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둘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소속팀 스프링캠프에서 새 시즌 담금질을 시작했다. 

토론토 에이스로 메이저리그 인생 2막을 여는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블루제이스 훈련복을 입고 담금질을 시작했다. 어느덧 메이저리그 8년 차에 접어드는 그는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플로리다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올해는 모든 것이 새롭다. 새로운 팀 코칭스태프,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고, 내셔널리그와 다른 환경인 아메리칸리그에서 시즌을 치러야 한다. 캠프 장소인 플로리다 더니든 TB볼파크에 9일 미리 합류해 좀 더 빨리 팀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론토 스프링캠프의 투·포수 공식 소집일은 13일이었다.

그는 11일에 가벼운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공을 받은 토론토 주전 포수 대니 젠슨(26)과 투구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이 모습을 지켜본 헤이즐 메이 MLB네트워크 아나운서는 소셜미디어(트위터)에 류현진의 불펜 투구 영상을 업로드하며"류현진이 토론토 포수 리즈 맥과이어(25)와 젠슨을 알아가는 중이다”라는 설명을 올렸다. 토론토 구단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류현진이 토론토 훈련복을 입고 캐치볼을 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토론토 현지 언론 '토론토 선'은 12일 "류현진이 토론토의 스프링캠프가 본격 시작하기에 앞서 미리 합류, 첫날 훈련을 소화했다"고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과 만남을 고대하는 피트 워커 투수코치의 인터뷰를 전했다. 워커 코치는 "류현진의 투구를 볼 수 있게 돼 흥분 된다"면서 "류현진은 공을 어떻게 던져야 할지 아는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하며 "우리 모두 그와 함께하기를 기대했다"고 했다.

류현진은 14일 감독과 코치 앞에서 정식으로 불펜 피칭을 한다. 2월 말에는 시범 경기에 등판해 실전 감각을 점검할 예정이다. 시범경기가 끝나면 다음달 27일 홈에서 열리는 개막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시즌 첫 등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빅리그 루키’ 김광현(32)도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7일까지 친정 팀 SK 와이번스의 캠프에서 옛 동료들과 훈련한 그는 8일 미리 로저딘스타디움으로 이동해 훈련을 준비해왔다. 12일에는 첫 불펜투구에서 48개를 던졌고, 세인트루이스의 2020시즌 스프링캠프 첫 공식 훈련일인 13일 정식 유니폼을 입고 훈련했다. 김광현은 이날 5선발 경쟁자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9) 등 4명과 조를 이뤄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뜬공 처리 훈련 때 “아이 갓 잇(I got it)”을 외치는 등 팀에 적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광현은 훈련 직후 “영어를 못하지만 선수들이 잘 대해주고 있다”며 “팀에 활발한 성격을 지닌 선수들이 많기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 말고도 영어를 못하고 처음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이 꽤 있다”면서 “동료들은 영어를 못하는 제게 말을 잘 걸어준다”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올 시즌 야구 인생 최대 도전에 나선다. 큰 기대를 받고 빅리그에 입성했지만,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 1~4선발까지 확정된 선발진에서 쟁쟁한 경쟁자들과 선발 한 자리를 다툰다. 현재까지는 5선발 경쟁에서 한 발 밀린 모양새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사장은 13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마르티네스가 정말 좋다면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수 있다. 마르티네스도 선발을 원하고 있고, 우리는 그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며 "마르티네스는 선발 투수일 때 정말 좋은 선수였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결국,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김광현도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실력으로 보여주겠다. 제가 할 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신인의 마음으로, 제로(0)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가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광현은 16일 다시 한번 불펜 투구로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23일 뉴욕 메츠와 시범경기에 등판해 본격적인 선발 오디션을 시작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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