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트로트 예능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지난달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가운데 작년부터 이어진 레트로 열풍이 자연스럽게 트로트 예능 신드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 트로트 예능 열풍

트로트 예능의 흥행은 지난해 방영된 TV조선 '미스트롯'부터 시작됐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트로트를 접목한 '미스트롯'은 송가인, 정미애, 홍자, 숙행 등 수많은 트로트 스타를 낳았다.

이후 '미스트롯'의 인기는 '미스터트롯'이 이어받았다. '미스트롯'의 시즌 2 격인 '미스터트롯'은 남성 참가자들이 차세대 트로트 스타가 되기 위해 경연을 펼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탄탄한 노래 실력 뿐 아니라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며 시청률 28.1%를 기록. 종합편성채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7주 연속 콘텐츠 영향력지수(CPI) 1위를 차지하며 다방면에서 새로운 지표를 써내려가고 있다.

MBC에브리원에서는 지난 5일 '나는 트로트 가수다'를 첫 선보이며 트로트 예능 전선에 뛰어들었다. 과거 MBC '나는 가수다'를 모티브 삼아 기획된 '나는 트로트 가수다'는 7명의 트로트 가수가 경연을 펼치고 청중 평가단에게 심사를 받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이덕화의 진행을 중심으로 조항조, 박서진, 김용임, 금잔디, 박구윤, 조정민 등의 중년 가수들부터 젊은 트로트 가수까지 총집합해 접전을 벌이고 있다. 1.5%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미스터트롯'의 흥행 성적에는 못 미치지만 첫 방송 후 실시간 검색어를 꾸준히 장악하며 마니아 층을 확보해 가고 있다.

이 밖에도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신인가수 유산슬로 재탄생되어 트로트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국민 MC라 불리는 유재석의 인기에 힘입어 유산슬의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이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얻었다.

SBS에서는 '트롯신이 떴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내달 4일 선보인다. 타 트로트 예능처럼 경연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이 출연해 해외에서 트로트 버스킹을 선보이는 모습을 선보인다. 27일 공개된 2차 티저 영상에서 출연자 5인은 방탄소년단의 노래 'DNA'를 트로트 버전으로 재탄생 시킨다고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트로트의 인기 비결

트로트 예능의 인기는 50대 이상만 트로트를 좋아한다는 편견을 없애는 데서 이어졌다. '미스터트롯'의 경우 1회에서 7회까지 시청률이 12.5%에서 28.1%로 오르는 동안 2549 시청률은 3.5%에서 8.9%로 올랐다. 젊은 세대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며 화제성을 확대시킨 것이다. 게다가 '미스터트롯'은 '미스트롯' 보다 커진 규모 만큼이나 주 별로 주어지는 독특한 미션과 콘텐츠로 볼거리를 늘렸다. 팀별로 뭉쳐 새로운 퍼포먼스를 내놓는가 하면 기부금 미션으로 선한 영향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미스트롯'이 미스코리아 형식을 차용해 성 상품화 논란을 불러온 데 반해 '미스터트롯'은 순수 경연에만 집중하고 임영웅, 이찬원, 영탁, 정동원, 남승민 등 강력한 우승 후보가 다수 존재하며 누구 한  명의 독주체제가 아닌 혼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어 흥미를 더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이어진 레트로 열풍도 트로트의 인기를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레트로를 선호하는 감성이 젊은 세대의 트로트에 대한 진입장벽을 대폭 낮춘 것이다. 트로트는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기존의 젊은 세대가 미처 접하지 못한 새로운 감성으로 이끌었다.

■ 미처 피해가지 못한 코로나 사태

하지만 이렇게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트로트 예능도 코로나 사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미스터트롯' 제작진은 "24일 예정됐던 '미스터트롯' 결승 녹화가 정부의 위험 최고 단계인 심각단계로 격상됨에 따른 조치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추가 확진자 발생 및 2차 감염 우려로 인해 전격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만큼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행사임을 감안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깊은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26일에는 3월 일산 고양 체육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미스터트롯' 스페셜 갈라쇼가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추가 확진자 발생 및 2차 감염 우려로 인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다만 관객 참여 없이 참가자들이 모여 경연 동안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고 애창곡 등을 부르며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TV조선 관계자는 "현재까지 방송일정에 대해서는 변동사항이 없다"고 말했지만 녹화가 취소된 만큼 앞으로의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중 평가단에게 심사를 받아 경연을 이어가는 '나는 트로트 가수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첫 주에는 공개 녹화장에 발열 증세가 있는 방청객들의 입장을 제한하고 관객 동선에 손 세정제 등을 배치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었지만 사태가 점차 심각해짐에 따라 관객의 참여를 계속 이어가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이처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트로트 예능의 여러 공연 일정이 취소되며 난항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로트의 인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니 등 음원 차트에 트로트 차트가 신설됐고 광고업계에서 주된 공략 대상으로 삼는 25-49세도 '미스터트롯'에 큰 관심을 가지며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트로트가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을 지가 의문이었는데 '미스터트롯'이 중장년층 외 젊은 세대에게도 어필하면서 앞으로 트로트 시장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지금의 인기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지가 미지수다. 젊은 세대가 트로트를 새로운 장르로 인식하고 흥미를 느끼고 있는 만큼 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로 변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의견을 더했다.

사진=TV조선, MBC, MBC에브리원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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