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용병 바이런 멀린스(사진)가 코로나19 확산을 염려해 한국을 탈출한 지 하루 만에 스페인 팀과 계약을 체결했다. 부산KT 제공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한국을 떠났던 프로농구 부산 KT 바이런 멀린스(31)가 팀을 떠난 지 하루 만에 스페인 팀과 계약을 맺었다. 코로나19는 핑계일 뿐 더 나은 리그로 가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 왔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스페인 언론은 1일 "프로농구 1부리그 에스투디안테스가 2월28일 멀린스와 계약했다"고 전했다. 

프로의 세계에서 팀 이적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멀린스의 석연찮은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멀린스는 지난달 말까지 KT 소속으로 활약하다 코로나19가 걱정된다며 팀을 이탈했다.

2월27일 서울 SK와 경기 당일 오전 훈련까지 소화했던 멀린스는 이날 오후 갑자기 SK전에도 나서지 않은 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바로 다음 날 스페인 팀과 계약을 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염려된다는 멀린스의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

또한 멀린스는 KBL을 떠나며 소셜미디어에 "확진자 900명인 일본프로농구와 2000명이 넘는 KBL 중 어느 리그가 중단돼야 하나"라며 리그를 중단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외국인 선수들이 KBL을 떠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KT 더햄, 오리온 사보비치, KT 멀린스.

KBL 리그를 떠난 외국인 선수는 3명이다. 고양 오리온 보리스 사보비치(세르비아)가 지난달 27일 아내 출산을 이유로 자진 퇴단했다. 같은 날 멀린스도 한국을 떠났다. 전날에는 KT 앨런 더햄이 "코로나19가 무섭다"며 연봉 포기는 물론 영구제명도 각오한 채 한국을 탈출했다. 

이 밖에도 외국인 선수 중에 지방경기 출전을 거부하거나 추가로 팀을 떠나는 것을 고민 중인 선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영남 지역을 연고로 한 팀은 부산 KT,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 3곳이나 된다. 창원 LG의 캐디 라렌은 소셜미디어에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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