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씨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웃픈’ 현실에 희망 한 스푼
[이런씨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웃픈’ 현실에 희망 한 스푼
  • 양지원 기자
  • 승인 2020.03.03 00:05
  • 수정 2020-03-02 16:38
  • 댓글 0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차디 찬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하루아침에 집도, 직장도 잃게 된 찬실(강말금)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작위적인 설정 없이 표현한다. 인생의 쓰디쓴 맛을 따뜻하게 풀어낸 이 영화는 이 세상의 수많은 ‘찬실이’를 웃게 하는 마성의 힘을 지녔다.

주인공 찬실은 작은 영화 제작사 PD로 일하고 있다. 자신과 함께 일하는 감독의 작품세계를 존중하고 업계에서도 ‘일 잘하는’ PD로 불린다. 그런데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찬실은 직장도, 집도 잃게 된다. 겨우 얻은 서울의 한 언덕배기 하숙집에서 만난 집주인 할머니 복실(윤여정)은 찬실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그런데 그 집에서 자신을 장국영(김영민)이라고 우기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찬실의 눈에만 보이는 이 남자는 찬실에게 영화의 꿈을 포기하지 말라며 사사건건 참견한다.

꿈은 꿈이고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하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찬실은 친한 배우 소피(윤승아)의 가사도우미로 일한다. 그 곳에서 소피의 불어 선생님인 영(배유람)을 만나게 되고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꿈도 돈도 필요 없다.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찬실이가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면서 위로를 얻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 인물들 역시 삶에서 뭔가를 잃어버린 이들이다. 찬실에게 큰 영향을 주는 복실 역시 굴곡 있는 삶을 견디며 살아온 인물이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리뷰.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리뷰.

영화는 삶이 평탄하지 않은 찬실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한다.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는 이들의 모습이 짠하면서도 공감을 자아낸다. 굴곡진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는 이 영화가 주는 의미가 꽤 클 것 같다.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지만 곳곳에 위트 있는 대사와 상황들이 넘친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과 설정인데 풀어가는 방식이 꽤 신선하다. 사투리 억양인 찬실의 자조적인 대사들이 현실적인 웃음을 더한다.

참신한 소재의 활용이 돋보인다. ‘귀신이 있으면 날 잡아가라’고 하는 복실과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는 ‘장국영’을 집이라는 한 공간에 둠으로써 신선한 웃음을 자아낸다.

배우들의 감칠 맛 나는 연기도 돋보인다. 강말금은 찬실 그 자체다. 하루아침에 곤두박친 삶에서 헛발질을 날리고 김칫국을 마시며 성장하는 찬실의 모습을 애잔하고 위트 있게 그려낸다. 영화에 노개런티로 출연한 유정은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윤승아의 한층 성장한 연기도 영화의 흐름을 매끄럽게 한다. 그 동안 주로 유머러스한 캐릭터를 선보인 배유람은 따뜻하고 다정한 캐릭터를 통해 멜로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저예산 영화지만 속재료는 부실하지 않은 영화다. 5일 개봉. 96분. 12세 관람가.

사진=찬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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