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개막 연기를 논의 중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프로야구마저 집어 삼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실행위원회를 열고 28일로 예정했던 프로야구 개막 연기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10개 구단 중 7개 구단 단장이 참석했다. KBO는 이날 취합한 의견을 바탕으로 10일 구단 사장단이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개막 연기 등을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이전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주 정도 연기할 수 있다는데 의견이 모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1주일 연기된다면 2020시즌 프로야구 개막일은 다음 달 4일이 된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1주일이면 충분하냐다. 현재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는 매섭다. 1월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한달간 확진자 수는 31명으로 잠잠한 편이었다. 하지만 2월 하순부터 '144명(25일)→284명(26일)→505명(27일)→571명(28일)→813명(29일)→686명(1일 9시 기준)→476명(2일 0시)→600명(3일 0시 기준, 총 4812명)' 급증하는 추세다. 사실상 28일 개막 시점에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는 없어 보인다. 

여기에 1일 대규모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된 신천지 교단의 마지막 예배일(2월16일)로부터 2주가 되는 3월초 시점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현재로서 예단할 수 없다. 3월초가 지나야 신천지 교단을 넘어 지역사회로 확산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변수는 중국인 입국자다. 지난주까지 3000명대 규모의 중국인이 매일 입국했다. 비록 이번주 들어 1000명대로 그 수가 줄었다고 하지만 다음 달 초까지 상황이 진정될 것이라고 보기는 현재로서 판단이 쉽지 않다. 1일 이후 현재까지 코로나19가 최초 발병한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19개 지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중국인은 6만명 이상이다. 

코로나19 확산에 경기장 등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이 강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4대 스포츠로 불리는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가 리그를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는 것도 단순히 1주일을 연기한다는 KBO의 방침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한 프로축구의 사례는 KBO와 대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달 29일과 1일 예정했던 K리그 개막전을 잠정 연기했다. 

아울러 프로농구는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프로농구연맹은 지난달 28일 KCC 숙소였던 전주 라마다호텔에서 대구의 확진자가 숙박한 사실이 알려지자 1일부터 최소 2주간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KBO리그에도 대구와 경북을 연고로한 삼성 라이온즈가 있는 만큼 섣불리 개막했다간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결국 종합적으로 볼 때 성급하게 1주일 연기를 결정하는 것보다 심도있는 논의와 숙고를 거쳐 2~3주 개막을 늦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연기 후 재차 연기하는 건 리그 운영에 막대한 손실이 되는 만큼 3주가 됐건 4주가 됐건 코로나19가 완전한 진정 국면을 보일 때 개막하는 것이 프로야구는 물론 관중과 야구팬 모두를 위한 조치가 될 것이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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