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인기요? 요즘 실감하고 있어요, 팔로워가 늘 때 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내 계정이 맞나하고요.” 가수 겸 화가 솔비가 배시시 웃는다. 얼마 전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연예인인데 (SNS 계정의) 팔로워가 적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방송 후 9,000여 명이었던 팔로워는 55만 여명(16일 현재)이나 된다. 단순히 방송 출연의 힘이라고는 해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이는 솔비가 대중에게 전한 솔직함이 신뢰로 작용한 까닭이다. 사실 솔비는 과거 호오(好惡)가 분명히 갈리는 연예인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보다 대중과 소통에 능통하고 적극적으로 임하며 호호(好好)로 바꿔놨다.

-요새 인기가 대단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느는 걸 보면서 실감한다. 그래도 아직 어색하다. 사람들이 날 보고 호감이 간다, 재미있다 하는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왜 좋아할까 궁금하다.”

-호감의 포인트를 찾았나.

“호감으로 변하기는 6~7년 걸린 것 같다. 대중이 내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처럼 나 역시 최선을 다해 어필하지 않았다. 그런데 미술을 시작하고 난 뒤 나부터 마음을 여니 대중도 열어준 것 같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 존재다. 그런 시선을 거부했나.

“대중이 원하는 연예인의 길은 정해져 있지 않다. 어려서는 내가 연예인이니까, 스타니까 대우 받아야 해 이렇게 생각했다 상처를 받기도 했다. 지금은 직업으로서 연예인일 뿐이다.”

-신곡 ‘겟백’ 가사는 그 얘기를 담은 게 아닌가.

“맞다. 가사조차 돌려쓰지 않았다. 도시 속 외계인, 외로워지고, 미쳐만 가고, 혼자가 되어가 등등이다.”

-어떤 연예인이 되고 싶나.

“연예인보다 스타 라는 단어에 와 닿은 적이 있다. 스타 즉 별은 과거 깜깜한 밤 보행자들에게 길잡이를 해준 역할이었다. 나 역시 누군가를 이끌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최근에는 화가로 불린다.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때 미술을 시작했다. 어느덧 6년째다. 미술을 시작하고 오히려 내 길을 잘 찾은 것 같다. 노래와 미술 등 다양한 예술을 접목한 아이디어가 많이 샘솟는다. 요즘에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 된 것 같다.”

-가수, 방송인의 솔비는 주류다, 미술 쪽에서는 비주류 아닌가.

“주류와 비주류 차가 크다. 대중의 반응이 아니라 미술 시스템 안에서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간극이 크다는 말이다. 이쪽에서 얻은 시스템과 저쪽에서의 경험을 잘 섞었으면 좋겠다. 지금 어느 쪽이라기 보다 나만의 중간 길을 가고 있다.”

-가수로서의 행보도 특이하다. 정규앨범 제작비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았다.

“내가 주체가 되는 셈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실력자들이 굉장히 많은데 기존 방식이라면 투자가 잘 안될 게 분명하다. 단순히 앨범을 만드는 게 아니라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가을 앨범을 주제로 음악,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

-어떤 시도를 할 계획인가.

“나이, 세대를 구별하지 않고 전세계에 재능 있는 친구들과 열린 마음으로 앨범을 제작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장애우 오케스트라와의 작업도 고려 중이다.”

-흥행을 고려하자면 유명 작곡자, 작사가가 필요하지 않나.

“맞다. 약점일 수 있다. 하지만 흥행을 목표로 가지 않는다. 어떤 누구와 작업했느냐 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성공은 운이 작용하는데 그보다는 온전한 내 것으로 몇 퍼센트 꺼냈고, 배웠느냐 등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동안 TV에 나오지 않았다.

“2년 정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다. 미술을 할 때는 굉장히 진지하다가 예능만 나가면 바보가 되는 느낌, 내 모습에 혼란이 심하게 왔다. 그래서 2년만 미술에 집중하기로 했고 그 모습을 담은게 ‘블랙스완’이란 노래다.”

-‘뇌순녀’ 닉네임도 있다.

“내 모습이 맞다. 원래 좋아하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다. 모르는 문제를 안다고 할 수도 없고, 모른다고 할 수도 없지 않나. “

-그런 모습이 솔비만의 웃음 코드다.

“예능 프로그램은 웃음을 주는게 목적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전략을 짜지는 않고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드리려 최선을 다한다.”

-앞으로 방송 활동을 어떻게 되나.

“홍보가 목적이 아니니 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무엇이든 나갈 것이다. 방송 중인 ‘진짜사나이’도 그렇고. 군대 다녀와서 이틀동안 다나까로 말했다(웃음).”

-미술 얘기를 해보자, 스위스 바젤아트페어도 다녀왔고, 9월에는 직지 페스티벌에 작가로 참여한다.

“행운이다. 그림을 팔거나 대중에 알리는 것보다 미술시장에서, 미술 전문가들에게 인정을 받은 점에 무척 감사하다. 한편으로 부담도 크다.”

-직지페스티벌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블랙스완’의 설치 작품을 본 큐레이터가 페스티벌의 성격과 잘 맞는다며 제안해왔다. 미술의 스케일이 커지니 스트레스도 같이 커졌다.”

-어떤 작품을 선보이나.

“설치작품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보통의 행위예술과 다른게 나 자체를 붓으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붓이 움직이는게 아니라 내 몸이 움직이며 몸으로 그리는 셈이다.”

사진=M.A.P CREW 제공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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