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월 첫 주 PC방 사용량 소폭 상승
서울 지역 한 PC방서 확진자 집단 발생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동대문구 한 PC방의 안내문. /정도영 기자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PC방 사용량이 소폭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적으로 개학 연기와 휴교·휴원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이 PC방으로 몰린 결과다.

15일 넥슨 자회사 엔미디어플랫폼의 PC방 통계서비스 '더로그'의 주간 리포트에 따르면 3월 1주 차 전국 PC방 총 사용시간은 약 2690만 시간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수치지만, 3주 만에 PC방 사용량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지난달 23일 정부가 코로나19의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직후인 2월 4주 차보다 1.6%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PC방 이용자 방문이 점차 줄고 있던 추세와는 달리 소폭 상승한 수치다.

이 같은 결과에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개학 연기와 학원 휴원 등으로 갈 곳이 없어진 학생들이 결국 PC방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3월은 개학 시즌으로 PC방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드는 게 보통"이라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특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주 들어 서울 지역 한 PC방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PC방 이용에 대한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 동대문구에 따르면 지난 8일 관할 지역 내 9번 확진자의 동선에 구내 한 PC방이 포함됐다. 

이어 12번, 13번 확진자도 9번 확진자와 같은 날 동일한 시간대에 PC방에 머물렀고, 16번 확진자와 18번 확진자 역시도 같은 PC방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PC방에서 5명의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된 것이다. 해당 PC방은 본지 기자가 13일 오전 방문한 결과 방역 조치를 끝내고, 임시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도 대책 마련과 확산 방지 조치에 들어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0일 열린 브리핑에서 노래방과 PC방, 클럽, 스포츠센터 등을 짐단감염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으로 보고, 소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사업 유형별 감염관리 지침을 바련해 배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13일 "서울 소재 노래방 6254곳, PC방 4271곳 등 총 1만516개 사업장을 전수조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집단감염이 발생한 동대문구 한 PC방에 대해서는 "선제적, 즉각적으로 긴급대응반을 편성해서 모든 접촉자의 자가격리를 시행 중이고, 역학조사는 끝났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250명의 인원을 투입해 25개 자치구와 함께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박 시장은 11일에도 "현재 학원, 노래방, PC방, 클럽 등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에 휴업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 영업금지 행정명령도 검토할 것"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함께 코로나19 확산 방지 마스크 착용 권장, 감염병 예방수칙 등 안내활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홍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게임물관리위원회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지난달 초부터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배포했고, 지난주에는 부산과 서울의 주요 PC방에 확산 방지 안내 활동을 펼쳤다. 이어 지난 9일과 11일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세종특별자치시, 나주시와 함께 세종과 나주 지역 일대 대형 게임제공업소를 방문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마스크 착용 권장, 감염병 예방수칙 등을 안내했다. 
 
이재홍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게임제공업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게임위는 관계당국과 함께 건강한 게임이용환경을 조성해 나가는데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PC방 업주들은 한숨을 몰아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PC방 업계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에도 PC방을 감염 우려 지역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PC방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매출(사용량)이 많게는 70~80%까지 떨어진 곳도 있다"며 "이미 매출이 떨어진 상태에서 3월 들어 조금 올랐다고 원년 매출을 회복했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C방 업체들은 코로나19 '심각' 단계 격상에 따른 정부의 관련 조치에 앞서부터 선제적으로 매장 위생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며 "일각에서 PC방이 감염의 사각지대로 지목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다"고 강조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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