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흥 위한 KBL의 노력, 희망이 싹튼다 [응답하라 1990s⑤]
프로농구 부흥 위한 KBL의 노력, 희망이 싹튼다 [응답하라 1990s⑤]
  • 이정인 기자
  • 승인 2020.03.15 20:08
  • 수정 2020-03-17 05:48
  • 댓글 0

올스타전.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프로농구(KBL) 초창기인 1990년대 후반엔 농구대잔치 시절 일명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던 문경은(49ㆍSK 감독), 이상민(48ㆍ삼성 감독), 우지원(47), 현주엽(45) 등 전설적인 스타들이 코트를 누볐다. 스타 플레이어들의 존재는 자연스럽게 프로농구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최현식 KBL 홍보팀장은 “농구대잔치 스타 선수들이 프로에서 활약하면서 농구 인기가 대단했다. 프로농구 초창기 때는 겨울 스포츠 중 독점적 인기를 누렸다. KBL이 처음 시도한 코트, 전광판 광고 등 선진적인 마케팅과 리그운영에 관한 관심도 컸다”고 돌아봤다.

프로농구는 1997년 출범 이후 매 시즌 전체 관중과 평균 관중이 늘었다. 2004-2005시즌엔 처음으로 100만 관중(정규리그 기준)을 돌파했다. 2006-2007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99만4399명을 기록한 2009-2010시즌을 제외하곤 매년 100만 관중을 넘겼다. 2000년대까지는 확실한 겨울 스포츠 ‘넘버원’이었다.

그러나 스타들이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하나둘씩 코트를 떠나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부침을 겪었다. 프로농구는 2011-2012시즌 119만525명의 관중을 기록한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총 관중과 평균 관중 수가 나란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7-2018 시즌엔 총 관중 75만2981명, 평균 관중 2796명의 최악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평균 관중이 2000명대를 기록한 것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였다. 지난 시즌 역시 총 76만3890명, 경기당 2829명에 그쳤다. 최 팀장은 “2010년대 들어 인기가 정체됐다. 농구대잔치 세대가 은퇴하면서 지속적인 스타가 나왔어야 했는데 김주성, 김승현 같은 전국구 스타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프로야구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야구 인기가 살아났고, 프로배구는 프로 리그가 출범한 뒤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인기를 꾸준히 끌어올렸다. 반면 프로농구는 스타 부재에 심판 판정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팬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고 설명했다.

KBL과 프로농구 10개 구단은 옛 영광을 찾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얼어붙은 ‘팬심’을 녹이는 것이 급선무였다. 어린이와 20ㆍ30대 젊은 팬, 가족 단위 관중을 농구장으로 불러모은 데 초점을 맞추고 팬 친화적인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프로농구의 대표 히트상품이 된 농구영신 매치. /OSEN
프로농구의 대표 히트상품이 된 농구영신 매치. /OSEN

2018년 이정대 총재가 취임한 이후 팬과 소통하는 ‘열린 KBL’로 리그 문화를 바꿨다. 히트상품이 된 농구영신매치와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VOICE FOR KBL’, 볼거리가 풍성해진 올스타전이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정인수 KBL 마케팅팀장은 “팬들과 스킨십 증대를 전체적인 방향성으로 잡았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젊은 팬들을 유치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새학기 응원 이벤트, 크리스마스와 화이트데이 이벤트, 직장인 초청 등이 대표적인 예다. 유명 유튜버의 방송과 공중파 프로그램 출연을 통한 프로모션으로 신규 팬을 유입시키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 마케팅 플랫폼 구축과 뉴미디어 채널인 ‘KBL TV’의 운영도 KBL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정 팀장은 “통합 마케팅을 통해 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KBL TV는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이다. 뉴미디어 채널 운영도 팬 친화적 스킨십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했다.

KBL이 운영하고 있는 KBL TV. /KBL TV 캡처
KBL이 운영하고 있는 KBL TV. /KBL TV 캡처

이러한 KBL과 구단들의 노력은 지난 시즌부터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 2018-2019시즌 플레이오프 총 21경기에서 10만4718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2017~2018시즌 대비 24.5%나 증가한 수치로 플레이오프에서 1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은 2014~2015시즌 이후 4시즌 만이다.

올 시즌에도 희망이 싹텄다.  프로농구는 대표팀 휴식기 이전 마지막 경기였던 13일까지 총 205경기에서 64만191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1월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관중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지난 시즌 같은 기간의 57만5078명보다 11.6%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 2805명에서 올 시즌에는 다시 3000명대를 회복해 3131명이 입장했다. 178경기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 시즌 2713명에서 3293명으로 약 21%가 증가했다. 178경기를 기준으로 또 다른 흥행 지표인 시청률(0.14% → 0.18%)과 포털사이트 동시접속자 수(2만3311명 → 3만1473명)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KBL은 이달 초 코로나19 여파에 리그를 중단했다. 모처럼 흥행 훈풍이 불던 시기에 리그가 중단 돼 아쉬움이 컸다. 한동안 무관중 경기를 치렀던 KBL과 구단들은 리그 재개 후 농구장에 다시 팬을 끌어 모으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 팀장은 “무관중 경기가 팬들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리그가 재개되면 팬들이 더 많이 농구장에 오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