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인천SK행복드림구장.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렸다. KBO 리그가 코로나19와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오전 키움 퓨처스팀(2군) 소속 한 선수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해당 선수는 퓨처스팀 홈구장인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훈련을 앞두고 진행한 발열 체크에서 38.3도로 고열 증세를 보여 즉시 구장 인근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검사를 받았다. 키움은 1, 2군 훈련을 모두 중단하고 선수단에 자가 격리 조치를 내렸다.

타이완에서 키움 2군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두산 베어스도 퓨처스팀과 1군의 훈련을 중단했다. 검사 결과에 따라 키움 구단은 물론 리그 전체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사안인 만큼 야구계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해당 선수는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키움은 17일 "검사 결과는 오전 9시쯤 나왔고,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예방 차원에서 해당 선수를 퓨처스 팀이 쓰고 있는 숙소 1인실에 14일간 자가 격리 시키고, 증상을 살핀 후 훈련 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키움과 두산을 물론 KBO 리그 전체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현재 모든 훈련 일정을 중단하고 자가 격리 중인 키움 1,2군 선수단은 18일부터 고척스카이돔과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각각 훈련을 재개한다. 두산도 19일부터 훈련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한 고비 넘겼지만, 또 다른 복병이 찾아왔다. 프로야구 협력업체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에는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가 훈련을 중단했다. SK 구단은 "협력업체 직원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훈련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전광판 운영관리를 맡은 이 협력업체 직원은 16일 인천의 한 보건소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진행했고, 17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와 선수단 및 프런트 구성원의 접촉자는 없으나 소속된 협력업체 대표가 1차 접촉 대상자로 포함됐다. 

SK관계자는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전광판을 관리하는 협력업체 직원이 오늘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10일부터 출근은 하지 않은 상황이라 선수단 및 프런트 구성원의 접촉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확진자의 소속 회사 대표와 접촉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훈련 재개 시점이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SK는 18일 오전까지 선수단 훈련을 중단하고 야구장을 폐쇄했다. 야구장과 사무실 내부에 방역 작업을 했다.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야구장 개방 및 훈련을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같은 협력업체와 거래하는 NC도 비상이 걸렸다. NC 구단은 이날 선수단이 훈련 중인 경남 창원NC파크를 폐쇄하고 방역 조치에 나섰다. 지난달 시설을 담당하는 구장 협력업체 직원이 발열 증세를 보이며 선수단 훈련이 중단된 경험이 있다. 당시엔 음성 판정이 나와 훈련을 재개했다. NC 관계자는 "2차 감염을 우려해 우리 구장에 상주하는 해당 업체 소속 직원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또 해당 업체와 접촉이 많은 우리 구단 직원들도 검사를 받고, 다른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공포가 키움, SK, NC로 번지며 KBO 리그 전체가 혼돈에 빠졌다. 구단들은 방역에 총력 대응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2, 3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BO 리그에 다시 불안감과 긴장감이 엄습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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