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사태로 연기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KBO는 4월20일 이후 프로야구 개막에 합의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2020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1년 연기가 굳어지고 있다.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세계육상경기연맹(IAAF)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까지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1년 연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 도쿄 하늘에 올림픽 성화가 피어 오르지 못할 것이 확실해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속앓이를 하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월 프로야구 개막 카드를 꺼냈다. KBO는 2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정규시즌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O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국민 건강을 위한 정부 시책에 적극 동참하고, 야구팬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BO는 "현재 예정된 학교 개학일(4월 6일) 이후 코로나19의 사회적 상황을 지켜본 뒤 4월 7일부터 타 구단과 연습경기 실시를 준비할 예정"이라면서 "타 구단과 연습경기는 KBO가 TV 생중계를 편성해 수개월간 KBO리그를 즐기지 못한 야구팬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는 정운찬 총재, 류대환 사무총장을 비롯해 10개 구단 사장들이 모두 참석했고, 4월 20일 이후 개막에 잠정 합의했다. KBO는 도쿄올림픽 연기로 2020시즌 정규시즌운영에 얼마 간의 여유를 찾았다. 애초 KBO는 4월 말 개막해 11월 중 시즌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올림픽 브레이크가 포함된 일정이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KBO는 대략 18일의 여유를 확보하며 운신의 폭을 넓혔다.
 

코로나19로 멈춘 KBO리그가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144경게 체제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4월 말 개막에 도쿄올림픽 연기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올림픽 브레이크가 없으면 144경기 체제로 4월 개막해 10월 정규시즌 종료, 11월 한국시리즈 종료 일정이 가능하다. 144경기 체제로 얽히고설킨 각종 계약들도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으며, 선수단 연봉이나 인센티브 역시 수정 혹은 삭감 없이 지급 가능하다.
 
물론 도쿄올림픽 연기가 정규시즌 개막일을 결정하는 최우선 요건은 아니다. 올림픽보다 코로나19 사태 안정 및 종식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우선순위다. KBO는 매주 이사회 혹은 실행위원회 그리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사태 추이를 모니터링하며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KBO는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팬들과 선수단의 안전 및 건강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정규리그 개막을 4월 중으로 잠정 연기했다. 이후 17일 실행위원회에서 질병 전문가가 참여하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18일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을 만들어 10개 구단에 배포했다.
 
124년 올림픽 역사상 첫 전염병에 의한 올림픽 연기라는 상황을 맞이해 KBO가 코로나19 추이를 좀더 면밀하게 따질 수 있게 됐다. 오랜 야구 갈증에 시달리는 팬과 선수 그리고 구단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을 하길 기대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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