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안보현이 JTBC '이태원 클라쓰' 종영 소회를 전했다. 2016년 영화 '히야'로 데뷔한 후 차근히 필모를 쌓아온 안보현은 '이태원 클라쓰'에서 장근원으로 역대급 악역을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얻었다. 더불어 드라마 '태양의 후예'나 '그녀의 사생활' 등 이전 작품들까지 주목을 받으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안보현은 "기대 이상의 많은 사랑을 해주셔서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갑자기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많은 분이 바뀐 생활 패턴에 힘들어하는데 '이태원 클라쓰'가 조금이나마 힐링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뿌듯하고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 '이태원 클라쓰'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드라마화된다는 걸 지인을 통해 알게 돼서 오디션을 봤다. 그때 당시 '그녀의 사생활' 촬영이 막바지였는데 회사에 이야기하고 오디션을 봤다"

- 오디션 볼 때 떨렸을 것 같다.

"5차까지 오디션이 있었는데 대작이기도 했고 많은 사람이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이후에 합격 소식을 듣고 나서는 너무 기분 좋아서 소리까지 질렀다"

- '세상 악의 근원 장근원'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극 중 악의 축이었는데 연기하기 힘들지는 않았나.

"다행히 웹툰 원작이 있다 보니 그걸 참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감독님, 작가님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 해석을 어떻게 하는가에 관한 도움도 많이 받았다. 힘들기보다는 내 안에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 웹툰 속 인물을 구현해내는 게 오히려 힘들지는 않았나.

"무엇보다 싱크로율을 높이려고 했는데 장근원의 경우에는 올백이 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했다. 올백은 하는 데만 한 시간 이상 걸리는 데다 씻을 때도 30분 이상 걸리는데도 그 스타일을 고집했다"

- 싱크로율을 높이려면 원작을 안 챙겨볼 수 없었을 텐데.

"원래 웹툰을 잘 보는 편은 아니다. 만화책은 많이 봤는데 웹툰은 핸드폰으로 보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다. 그런데 '이태원 클라쓰'는 친구들이 워낙 재미있다고 추천해줘서 봤었다. 보면서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에 캐스팅되고 난 후에 10번 이상 다시 봤다. 책도 구매해서 다시 봤다"

- 악역을 연기하면 대부분 후유증이 많이 남는데. 괜찮은가.

"계속 악역으로만 비쳤다면 힘들었을 것 같지만 10회부터 사람들 동정심을 사는 부분이 보이기도 해서 후유증이 남지는 않았다. 오히려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많이 생겼다.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 그래도 미움받는 캐릭터라 많이 반응이 신경 쓰였을 것 같은데 댓글은 찾아봤나.

"원래는 잘 안 찾아보는데 이번에는 미리 촬영해 놓은 분량이 있어서 여유가 생기니까 조금씩 찾아봤던 것 같다. 주변에서도 좋은 글들을 캡처해서 보내준 것도 많이 봤다"

- 그 중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면.

"'웹툰 찢고 나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 그럼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친구들이 대부분 원작 팬이라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하니까 망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드라마가 시작하고 나니 친구들이 나보다 반응을 많이 찾아봐 줬다. 평소에 칭찬을 잘 안 하는데 잘했다고도 해줬다.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계기였던 것 같다"

- 이야기를 들어보면 작품에 애착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그만큼 마지막 촬영이 아쉬웠을 것 같다.

"항상 말하지만 (촬영) 현장 가는 게 제일 좋다. 신이 몇 개 있든 간에 집에서 쉬는 것보다 촬영하러 가는 게 좋다. 그런데 마지막 촬영을 하러 간다고 생각하니까 장근원과 헤어진다는 생각에 조금 찡했다. 장근원에게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보니 측은지심이 생겨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아직도 실감은 잘 안 난다"

- 애착이 큰 만큼 아직 장근원에게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 같다.

"원래 잘 못 빠져나오거나 그런 편은 아닌데 우울해지긴 하는 것 같다. 끝나면 공허함이 커서 그렇다. 그래서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보통 여행이나 캠핑 같은 걸로 풀려고 한다"

- 지금도 여행을 계획한 게 있었나.

"오래된 차가 있는데 그 차를 타고 제주도를 한 바퀴 돌려고 했다. 날씨가 따뜻하니까 캠핑도 하고 낚시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복병이 생겨서 실천은 못 할 것 같다"

- 아쉬움이 클 것 같다. 그럼 남은 올해의 계획을 말해본다면.

"'그녀의 사생활'이나 '태양의 후예' 같은 전작이 언급되는데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재조명받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고 할까. 선한 유도 체육관 관장이었던 배우가 빌런이 돼서 돌아오니까 많은 분이 호기심을 갖고 지켜봐 주는 것 같다. 다음 작품이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과는 또 다른 색깔을 가진 배역을 맡아서 많은 사람에게 '장근원이 걔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

- 올해 활약을 더 기대해 봐야겠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꿈에 그렸던 것들이 현실화 되는 것 같다. 초심을 잃지 않는 안보현이 되고 싶다. 어디에서든지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노력하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사진=임민환 기자

최지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