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KBO 기술위원장(왼쪽)과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올림픽 연기가 현실이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정상 개최를 고집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이 백기를 들었다. IOC와 일본은 24일(이하 한국 시각) 오는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최를 1년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야구 종목 디펜딩챔피언인 한국 야구 대표팀도 로드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우선,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다. 바로 김경문(62) 감독의 계약 연장 여부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해 10월까지다.

일본 대표팀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다. 이나바 아쓰노리(48) 일본 야구 대표팀 감독의 계약 기간이 애초 8월까지였다. 이나바 감독은 계속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일본 매체 스포츠닛폰은 25일 “일본 야구 대표팀이 이나바 감독과 계약을 내년 올림픽 이후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리도 일본과 같이 내년 올림픽까지 계약을 연장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계약 연장 부분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KBO 이사회, 기술위원회 등과 논의를 해 봐야 한다”면서도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을 준우승에 올려놓으며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대회가 1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사령탑을 교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KBO도 일본처럼 계약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김시진(62) KBO 기술위원장은 “KBO와 논의를 해 봐야할 것 같다. 계약 연장에 대해선 섣불리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지난해 올림픽을 위해 김 감독님을 선임했다. 계약을 내년 올림픽까지 연장하는 게 자연스러운 그림이지 않겠나 싶다”라고 말했다.

연임된다면 김 감독은 내년 3월에 열릴 예정인 제 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지휘봉도 잡게 된다. WBC는 내년 3월 9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일본, 대만에서 열릴 예정이다. 

IOC는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도쿄올림픽 시기는 2020년 이후로 날짜를 변경해야 하며 2021년 여름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 기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면 올림픽이 내년 3월 이전에 개최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구 대표팀은 3월 WBC, 7월 도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된 만큼 준비 기간도 길어졌다. 한국은 지난해 프리미어12 준우승으로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내서 올해는 따로 지역 예선과 같은 올림픽 관련 스케줄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대표팀 구성과 관련한 기술위원회의 선수 선발도 1년씩 미뤄지게 됐다. 12일 KBO 기술위가 대한야구협회에 제출한 예비 엔트리도 다시 구성할 수 있다. 김시진 기술위원장은 25일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시간이 있으니 차분히 준비할 생각이다. 예비 엔트리는 올림픽 출전을 가정해 짰다. 올 시즌을 지켜보면서 김 감독님과 엔트리를 다시 구성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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