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모비스 양동근 1일 공식은퇴
“은퇴, 매년 FA 때마다 생각”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연 양동근. /OSEN

“저는 역대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들보다 열심히 한 발 더 뛴 선수였습니다.”

한국프로농구리그(KBL)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를 대표하는 가드 양동근(39)이 17년 동안 누빈 코트를 떠나며 ‘KBL 역대 최고’로 꼽히는 자신을 이같이 평가했다. 양동근은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31일 은퇴 소식이 알려진 뒤 정확히 하루 만에 마음을 정리하고 취재진 앞에 섰다. 프로선수로 보낸 지난 17년을 돌아본 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취재진 질문에 답했다.

먼저 은퇴 소감으로 “이런 자리 마련해주고 농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준 단장님, 감독님, 선수들,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 말씀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초등학교, 중ㆍ고등학교, 대학교 선생님들께도 감사 말씀을 올린다. 팬 여러분도 아쉬웠을 것 같다. 저도 이렇게 마무리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운이 좋은 선수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선수들과 좋은 코치님들 밑에서 행복하게 생활했다. 우승도 많이 했고 정말 아껴주는 우리 동료들이 없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2004년 현대모비스 입단으로 프로에 데뷔한 그는 17시즌 동안 같은 유니폼만 입었다. 현대모비스가 곧 양동근이었다. 올 시즌 팀이 치른 42경기 중 40경기에 나서며 건재를 알렸다. 경기당 평균 28분24초를 뛰고 10.0득점 4.6어시스트, 2.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월 26일 창원 LG 세이커스전에선 시즌 최다인 26점을 올리며 비상했다. 1월 30일 원주 DB 프로미전에선 통산 3300어시스트까지 달성해 이 부문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연 양동근. /OSEN

그가 갑작스럽게 은퇴한다고 했을 때 많은 농구팬이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보여줄 게 많은 선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그는 초연했다. “은퇴는 매년 FA 때마다 생각했다. 2019년에 했어도 나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쟁으로 포지션을 차지했다. 제가 쌓은 커리어로 한 게 아니다. 앞으로는 경쟁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자연스럽게 은퇴를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프로 데뷔 이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첫 번째 통합 우승을 꼽은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잊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모든 순간이 다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다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아쉬운 적은 없었다.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는 것을 느낀다”며 “어제 전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답변을 다 못 했다. 선배, 후배들 정말 많이 왔다. 제가 순서대로 답장 남겨드릴 테니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퇴 이후 삶에 관한 계획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그래도 마음속에 지도자의 꿈을 품고 있다. “공부를 많이 하고 쉬고 싶었다.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을 잡은 게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너무 힘든 상황이라 결정한 건 아직 없다”며 “감독님이 어떻게 선수를 이해시키고 지도했는지 지금도 배우고 있다. 제가 어떤 지도자가 된다는 건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더 배우고, 저만의 색깔을 가진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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