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역도연맹은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대해 금지약물 복용 등 이유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국제역도연맹(IWF)가 태국과 말레이시아 선수들의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아울러 전 세계에서 대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이 역사상 최악의 약물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지약물 복용 태국·말레이시아

국제역도연맹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역도 선수들은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지약물 복용이 원인이다. 태국 역도연맹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과 성인 선수들의 도핑 적발로 자격정지 3년 처분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역도연맹 역시 국가대표 선수들이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내년 3월까지 자격이 정지됐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3주 이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국제역도연맹을 제소하지 않으면 징계는 확정된다. 국제역도연맹은 2020년 자격 정지 기간이 끝나는 이집트와 콜롬비아 역도연맹에 대한 심사도 진행해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2008년 이후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가 20명 이상 나온 러시아,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 등 5개국의 경우 도쿄올림픽 출전권(국가별 최대 8장)이 2장으로 제한되는 징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2020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발 도핑 테스트의 어려움으로 사상 최악의 약물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약물 올림픽' 우려 커져

내년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이 사상 초유의 약물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역도연맹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를 비롯한 각국 반도핑 기관들은 올림픽 기간을 앞두고 금지약물 사용 단속을 강화해 왔다. 대회 기간 중 합숙소를 불시에 들이닥치거나 경기 외적인 검사 회수도 늘려 선수들의 검체를 확보했다. 2016 리우올림픽 당시에는 개막전 20건의 도핑 위반을 적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도핑 검사가 쉽지 않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선수들이 활동을 멈추고 있어 WADA의 불시 검문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데다 검사 일정을 잡는다고 해도 검사관들의 이동도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이 약물 올림픽이라는 오명 속에 치러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비톨드 반카 WADA 회장은 지난달 25일(한국시각) 도쿄올림픽 연기와 관련해 "가능한 우리의 원래 모습인 글로벌 반도핑 시스템을 되찾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WADA는 도쿄올림픽 연기가 결정된 직후 21개 회원국에 도핑 규제 연장을 제안했다. 도핑 적발 선수나 지도자가 제재 기간을 모두 채웠을 경우라도 특정 대회가 연기됐다면 제재 기간도 연장할 수 있다는 예외를 두자는 게 골자다. 검사 부실로 도핑 양성 선수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WADA와 전 세계 종목별 협회 및 기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 된다. 

한편 역대 올림픽 최다 금지약물을 적발한 대회는 127명을 기록한 2012 런던 대회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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