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LPGA챔피언십 우승자 최혜진.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됐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다음 달 재개를 알린 가운데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5월 14일부터 나흘 동안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KLPGA 투어의 재개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스포츠 일정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전 종목을 통틀어 처음 내린 재개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를 고려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 이상 5월 1일 개막을 목표하고 있지만 아직 일정을 확정하진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개막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프로축구 K리그도 여전히 개막일을 확정하지 못했으며 겨울 스포츠인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모두 2019-2020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KLPGA 챔피언십은 당초 오는 30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크리스 F&C의 주최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취소됐던 대회다. 그러나 여자프로골프협회는 고심 끝에 협회가 앞장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선수뿐 아니라 스폰서, 방송사 등 골프산업 관계자, 팬들에게도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투어를 재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협회는 총상금 23억 원(우승 상금 1억6000만 원)과 대회 운영비를 협회에 적립해놨던 기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협회가 주최, 주관하게 될 이번 대회는 출전 선수를 144명으로 최대한 늘렸다. 다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일반 투어에 도입하고 있는 MDF(Made cut, Did not Finish) 방식을 2라운드와 3라운드 종료 후 각각 적용해 2라운드 종료 후 공동 102위까지 기록한 선수가 3라운드에 진출하며, 3라운드 종료 후에는 공동 70위까지가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MDF 방식을 적용한 만큼 일반 대회와는 다른 상금 분배로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상금을 받아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LPGA 챔피언십은 KLPGA 투어 올해 개막전으로 치러진다. KLPGA 투어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효성 챔피언십으로 2020시즌을 열어 젖혔으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직 한 차례도 대회를 열지 못했다.

KLPGA 투어의 재개 소식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우려를 자아낸다. 정부는 연휴가 몰려 있는 5월초까지를 코로나19 확산의 고비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크게 감소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할 경우 상황은 다시 악화될 수 있다. 대회 개최일인 다음 달 14일은 사회적 분위기상 자칫 시기상조가 될 수 있다.

협회는 아직 대회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 관중 유무도 확정하지 않았다. 세부 사항의 확정과 관련해선 보다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김상열 KLPGA 회장은 “국민의 성실한 예방 수칙 준수와 세계가 주목하는 빠르고 정확한 대처에 힘입어 코로나19의 추세가 많이 누그러지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온다. 물론 KLPGA는 선수, 관계자, 골프 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수, 정부의 생활 방역 전환 태세, 추이 등을 신중히 살펴 상황에 맞는 대회를 개최하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회 개최가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사전에 준비한 5000만 원의 지원금에 대회 출전 선수들의 상금에서 공제될 특별회비(6%) 수익 약 1억4000만 원을 더한 약 1억9000만 원을 코로나19 극복 성금으로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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