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시절 손혁 키움 감독(왼쪽)과 박종훈.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KBO 리그 10개 구단은 21일부터 팀별 4경기, 총 20차례의 연습경기를 시작하며 5월 초 개막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다.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정규리그 개막이 연기되면서 훈련과 청백전만 치른 선수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타 팀과 연습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SK 와이번스는 21일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날 SK는 ‘잠수함’ 박종훈(29)을 선발로 내세운다. 박종훈은 지난 16일 팀 자체 청백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21일 키움과 연습경기 등판 후 개막 시리즈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청백전에서부터는 정규시즌처럼 하고 있다. 내일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는 정규시즌 성적과 연관된다고 생각하고 던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타 팀과 연습경기가 시작되니 긴장이 된다. 지난 시즌 키움전을 복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체 청백전에 등판할 때 하나의 ‘테마’를 잡고 투구를 했던 박종훈은 "청백전 때와 테마는 비슷하다. 땅볼을 많이 나오게 하고, 2스트라이크에서는 삼진 욕심을 낼 것”이라며 “청백적은 집중이 잘 안 됐던 게 사실이다. 약 5개월 만의 본격적인 실전인데 긴장되면서도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올 시즌 키움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움 사령탑이 옛 스승인 손혁(47) 감독이기 때문이다. 손 감독은 2018-2019 시즌 SK 1군 투수코치로 박종훈을 비롯한 SK 투수들을 지도했다. 손 감독의 애제자인 박종훈은 일단 키움은 손 감독님이 계시는 팀이기 때문에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웃은 뒤 "지금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지만 아직도 '감독'님보다는 '코치'님이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손 감독님 앞에서 잘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하성. /OSEN

박종훈이 선전포고(?)를 날린 인물은 또 있다. ‘천적’ 김하성(25)이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박종훈과 맞대결에서 9타수 4안타(2홈런) 5타점 타율 0.444를 기록하며 천적의 면모를 보였다. 통산 타율도 0.448에 이른다. 둘은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회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하성이)침을 흘리면서 타석에 들어온다"고 너스레를 떤 박종훈은 “맞대결 전적이 최악이다. 올해는 (김)하성이를 잡으려고 많이 준비했다. 무조건 안타를 안 맞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박종훈은 올해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그래서 올 시즌은 박종훈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는 “메이저리그는 꼭 가고 싶은 곳”이라면서도 “올 시즌에 잘 하고 (김)광현이형처럼 떳떳하게 도전하고 싶다. (김)하성이 정도는 해야 가능하지 않겠느냐”라며 몸을 낮췄다

5월 초 개막이 유력한 KBO리그는 일단 무관중으로 시즌을 시작하고, 관중 수를 10%, 20% 단계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평소 성실한 팬서비스를 선보이기로 정평이 난 박종훈은 다시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마운드에 설날을 기다리고 있다. “선수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팬들의 소중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야구할 때는 관중이 있고 없고 차이가 크다. 프로 선수는 관심을 먹고 산다. 팬들이 빨리 야구장에 오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인천=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