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대 광역시 모두 거래량 '뚝'…양도세 면제 필요해
지역 공인중개사 절반 이상은 아파트 거래 한건도 못해
대구 수성구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방 부동산 거래건수가 급감하면서 지역 중개업계 전반에 걸쳐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약 지방 부동산 침체가 계속될 경우 실물경제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20일 기준 대구시 3월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2231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매매거래량 3133건 보다 28%가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떄인 지난 2008년 9월(2367) 당시 보다도 더 적다.

나머지 4대 광역시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광주는 2월 2235건에서 3월 1659건, 대전은 2월 2985건에서 3월 2170건, 부산은 2월 4087건에서 3월 2738건으로 대략 30% 가까이 거래가 줄었다.

이 중에서도 울산이 피해가 가장 두드러졌다. 거래량이 반토막이 났는데, 지난달에는 1000건에도 못미치는 839건에 불과했다. 광역시 임에도 충북 청주(1133건) 등 일반 도시보다도 거래가 안됐다. 매도자와 매수자, 중개인이 직접 만나 거래하는 부동산 거래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해 매수자들이 대면 거래를 꺼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들 지역에서의 거래량을 공인중개사 인원 수에 대입해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집계에 따르면 부산에서 영업을 하는 공인중개사는 7096명으로, 현 거래량을 대입해 보면 4000여명 이상이 아파트 거래를 한건도 맡지 못 한 셈이다. 대구(5091명)도 3000여명 정도가 아파트 매매를 통해 수익을 얻지 못했다. 현재 대전에는 3074명, 광주는 3693명, 울산은 2124명의 공인중개사가 있다.

대구 수성구 A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매물을 알아보는 연락도 거의 안온다"며 "지난달에는 사무실 임대료 만큼의 수익도 못 올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래량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경우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지방의 거래량 감소가 이어지면 실물경제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당장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지 않고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할 의중은 없어 보이지만,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기 전 지방만이라도 양도세와 취득세 등을 면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제언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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