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긴 휴가를 보낸 파울루 벤투(51ㆍ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2일 입국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펼쳐진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우승을 이끈 뒤 휴가를 보내기 위해 유럽으로 향했다. 그는 휴가 초기에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던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벌어지자 포르투갈 자택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KFA)가 진행한 영상 통화 팬 미팅 '당분간 안에서 만나요'를 통해 포르투갈 자택을 공개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당초 K리그 개막에 맞춰 2월 말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지속되면서 입국 계획을 3월 초로 미뤘다. 계획됐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3월 26일ㆍ3월 31일) 일정에 맞춘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월과 6월에 예정된 월드컵 예선 일정도 연기되면서 벤투 감독의 입국 일정은 다시 이달로 조정됐다.

오랜만에 한국 땅을 밟은 벤투 감독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침에 따라 향후 2주간 자가격리를 할 예정이다. 현재 해외 입국자들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면 건강상태질문서와 특별검역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며 이후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발열체크를 하는 과정을 거친다. 무증상 시에는 입국 심사를 거쳐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이 기간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가 진단을 하고 보고를 해야 한다. 증상이 의심되는 이들은 인천국제공항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에서 진단을 받고 확진 시 격리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된다.

벤투 감독은 자가격리기간이 끝나면 K리그 현장을 찾아 국내파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며 향후 열릴 월드컵 예선에 대비한 선수 구성과 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5월 9일 K리그 개막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벤투 감독은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구인들을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그는 급여의 10%를 자진 반납해 축구인들에게 귀감이 됐다. 벤투 감독은 "유소년부터 심판까지 축구계 전체가 생존해야 대표팀의 존재도 빛을 발할 수 있다"며 "어려운 시기지만 함께하면 고통은 줄어들고 위기는 극복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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