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8년 지역 대표 장애인센터 한순간 거리로 내몰려...시 “6월까지 나가라”
시민들 비상대책위 구성 및 SNS 챌린지 등 자발적 구명운동 '봇물'

[한스경제=최정용 기자] “백군기 용인시장님 ㈔반딧불이 문화학교가 운동장 있는 3층 건물로 이전할 수 있게 해주세요”, “장애인들의 평생학습권을 보장해 주세요.”

용인지역 장애인들의 요람으로 불려온  ㈔반딧불이 문화학교(이하 반딧불이)가 최근 용인시의 이전 요구로 길거리에 내몰리는 상황에 처하자 시민들이 자발적 구명운동을 펼쳐 귀추가 주목된다. 

용인지역 장애인들의 요람으로 불려온 ㈔반딧불이 문화학교가 최근 용인시의 이전 요구로 길거리에 내몰리는 상황에 처하자 시민들이 자발적 구명운동을 펼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백군기 용인시장이 ㈔반딧불이 문화학교를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모습.

지난 2002년 문을 연 반딧불이는 용인시의 대표적인 장애인교육센터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지역에 자리매김했다. 설립이후 역대 용인시장들과 정치인들이 장애정책과 공약을 내세울 때마다 가장 먼저 지역 장애인교육센터의 모범이라고 거론했던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런데 반딧불이가 지난 3월 ‘사용허가 만료’를 알리는 시의 공문 한 장으로 사실상 길거리에 나앉는 처지가 됐다. 명목은 주변 지역 재개발로 “6월말까지 건물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따라 반딧불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전 비용 등 경제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장애인 교육시설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간 이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가 제시한 이전 조건도 반딧불이가 감당하기에는 무리한 것이어서 ‘엎친 데 덮친 꼴’이 됐다. 시는 일반근린생활시설에 입주하고 임대료 월 200만 원을 최대 3년 치까지 보조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반딧불이는 구조상 이 같은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다. 올해 프로그램만 22개를 운영하고 있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기 때문에 단층 구조의 적은 평수에는 입주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 지원금 200만 원으로는 임대료를 충당하기조차 힘들며 최대 3년 동안만 보조한다는 것은 3년 이후 시설운영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박인선 반딧불이 교장은 백군기 시장의 장애인을 사랑하는 마음과 장애인 선거 공약 등을 믿고 ‘설마 쫓겨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텼지만 계속되는 주변의 압박과 현실은 반딧불이를 거리로 내몰았다.

이처럼 용인지역 장애인의 요람인 반딧불이가 한순간에 거리로 내몰리게 됐다는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명운동에 나섰다. ‘반딧불이 문화학교 이전관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고 SNS를 통한 ‘반딧불이 문화학교 알리기 챌린지(이하 챌린지)’를 펼치는 등 ‘반딧불이 구하기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7일 열린 비대위 구성을 위한 간담회에는 장애인단체와 학계, 언론계 등 지역 여론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참가해 ‘반딧불이 이전 추진 경과’와 ‘이전 관련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백군기 시장이 결단력 있게 나서면 금방 해결될 문제가 용인지역 장애인들의 자랑인 반딧불이 문화학교의 명맥이 끊어질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이어졌다”며 “비장애인들과의 접촉을 가급적 줄일 수 있는 시 소유 건물을 용인시가 제공하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이전·유지가 가능할 텐데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또 “비대위가 지역 내 유력 인사들을 영입하고 시민들의 의지를 모아 용인시는 물론 재개발조합과 시행사 등과 협상을 벌이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협상으로도 해결이 안 될 경우 강력한 투쟁을 펼쳐서라도 장애인들의 꿈인 반딧불이를 지키는데 앞장서자”고 결의했다.

이와함께 챌린지는 #반딧불이_문화학교 #운동장이_있는_3층_건물을_주세요 #장애인들의_평생_학습권_보장_해주세요 등을 내용으로 5명 씩 해시태그를 통한 방식으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최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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