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잠복결핵감염 치료하면 약 74% 결핵 발생 감소
가족접촉자 미 검진자·잠복결핵감염 치료자 비해 결핵 발생위험 약 6배↑
질본, 결핵환자 가족접촉자조사 자료 분석 결과 공개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결핵에 걸린 환자의 가족은 일반 가족에 비해 결핵에 걸릴 확률이 17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결핵은 기침, 대화 등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매일 시간을 같이 보내는 가족(부모, 형제·자매, 배우자, 자녀 등)에게 결핵균을 전파하기 쉽다. 가족접촉자는 결핵 발병 위험이 일반 인구 집단에 비해 약 17배 높은 고위험군으로, 접촉자조사를 통해 결핵 전파 차단이 필요하다.

제공= 질병관리본부

잠복결핵감염은 결핵군에 노출돼 감염은 됐으나 실제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은 상태로, 결핵 증상이 없고 전염성은 없으나 이 중 10%가 결핵으로 발병한다. 잠복결핵을 치료할 경우 60~90%는 결핵 발병 예방이 가능하다.

29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가 공개한 ‘결핵 환자 가족접촉자조사 자료 분석 결과(연구책임자 중앙대병원 최재철 교수)’에 따르면 결핵환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거나 주기적으로 접촉한 가족이나 동거인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17배 높은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분석은 2015~2018년 가족접촉자 검진대상자 13만8335명 중 결핵 검사를 받은 13만7702명(99.5%)을 대상으로 이중 0.9%인 1180명의 환자 기준으로 조사됐다. 잠복결핵감염 검진을 시행하지 않은 대상자 5만3565명 중에서는 544명(1.0%)의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

잠복결핵감염 검사의 경우, 수검자 8만2957명 중 2만320명(28%)이 양성 진단을 받았고, 6367명(27.4%)이 항결핵제 치료를 받아 그 중 5357명(84.1%)이 치료를 완료했다.

가족접촉자의 역학적 특성 분석 결과, 검진 대상자는 남성(5만7424명, 41.5%)보다 여성(8만911명, 58.5%)이 많았다. 지표환자는 남성(4만1130명, 60.8%)이 여성(2만6508명, 39.2%)에 비해 많았다.

검진 대상자와 지표환자의 관계는 자녀(자녀, 손자·손녀) 5만9689명(43.2%), 배우자 4만1333명(29.9%), 기타동거인(형제·자매, 친척, 역학) 2만545명(14.9%), 부모(조부모, 부, 모, 조모, 조부) 1만6768명(12%) 순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결핵 감염 고위험군인 가족 간 전파경로가 주로 부모 및 조부모로부터 자녀로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가족접촉자 검진의 효과 분석 결과, 결핵 환자의 가족접촉자 검진 대상자 중 검진을 받은 경우 미 검진자에 비해 활동성 결핵 발생 위험을 약 60% 줄일 수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가족접촉자 검진을 통해 잠복결핵감염으로 진단된 경우 치료를 완료하면 치료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 74% 결핵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가족접촉자 검진을 받지 않을 경우 검진 및 잠복결핵감염을 치료한 경우에 비해 6.11배 높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결핵 발병 위험이 높은 결핵 환자의 가족접촉자에 대한 결핵 예방관리 정책을 보다 강화하겠다”며, “주기적으로 접촉한 동거인을 가족접촉자 대상에 추가하는 조사 대상 확대를 통해 더욱 적극적인 가족접촉자조사를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핵 환자를 조기에 발견·치료해 결핵 전파를 최소화하고, 잠복결핵감염자를 발견·치료해 결핵 발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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