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FA 자격 얻은 김민구, 새 시즌 활약 다짐
2019-2020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서 원주 DB 프로미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김민구.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2010년대 초 대학 무대를 평정하던 경희대학교 ‘천재 슈팅가드’ 김민구(29)는 2013년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며 미래 한국농구를 이끌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해 한국농구연맹(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전주 KCC 이지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도 데뷔했다. 거침없이 달리던 그에게 뜻밖의 위기가 찾아왔다. 2014년 6월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 고관절을 다쳤다. 선수 생명을 위협할 큰 부상은 그에게서 많은 걸 앗아갔다. 이제 막 프로 세계 발을 디딘 만 23세 유망주에게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사실은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천재는 사람들에게서 잊혀갔다.

사고로부터 1년 2개월 지난 2015년 8월 마침내 코트에 복귀한 김민구는 부상 이전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식스맨으로서 임무를 수행했다. 2018-2019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김민구는 지난해 여름 KBL 최저 연봉 3500만 원에 원소속팀 KCC와 1년 재계약했다. 얼마 뒤 사인&트레이드로 전주를 떠나 원주 DB 프로미에 합류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원주에서 경희대 시절 전성기를 함께 이끈 10학번 동기 김종규(29), 두경민(29)과 재회했다. 옛 동료들과 뛰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찾은 그는 2019-2020시즌 37경기에 나와 평균 19분26초를 뛰고 7득점 2.7리바운드 2.8어시스트 기록하며 부활의 날개를 폈다.

한국 농구 국가대표 시절 김민구. /OSEN

김민구는 DB에 온 지 한 시즌 만에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KBL이 공시한 FA 51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FA 설명회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난 그는 지난 시즌 소감을 묻는 말에 “다친 이후로 행복하게 뛰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솔직히 감격스럽게 뛰었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나서면서도 항상 즐거웠고 지면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 슬프고 아쉬웠다. 그런 감정이 더 격했던 시즌”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행선지와 관련해선 “만약 옮긴다면 행복하게 뛰어다닐 여건이 되는 팀으로 가고 싶다”며 “다른 욕심보다 농구를 즐겁고 재밌게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하고 싶다. 많이 내려놓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저 수준을 받던 그에게 연봉 문제는 당연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저도 사람인지라 많이 받고 싶다. 하지만 제 위치를 알기에 욕심을 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크게 없다. 그래도 제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힘주었다.

KBL센터=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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