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윤계상에게 tvN ‘굿와이프’는 도전이었다. 유부녀와 사랑에 빠지는 서중원 역을 맡는 것도 쉽지 않았고, 전도연-유지태라는 조합 앞에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것도 배우 개인으로서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용기를 냈고,  많은 것을 얻었다. 선배들과 호흡하며 연기 공부를 했고, god가 아닌 오롯이 작품으로 대중의 사랑도 받았다. 윤계상은 “오랜 슬럼프가 끝나는 느낌이에요. 그동안 목말랐어요”라는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뭐 하고 지냈나.

“얼마 전 집을 사서 이사했다. 금리가 싸져서 집을 구입했다(웃음). 원래 용산에 있다가 구를 떠났다. 이사는 너무 힘들다.”

-드라마가 끝나 아쉽겠다.

“16부가 너무 짧다. 모든 캐릭터가 서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쯤 연장을 하고 싶었다. 이 배우들과 함께 시즌2를 간다면 당연히 하고 싶다. 정말 아쉽다.”

-드라마의 매력이 뭐라 생각하는지.

“세련된 감정선이다. 친구사이로 남아도 뒤에서 계속 ‘널 사랑해, 널 사랑했어’ 이러지 않는다. 정말 쿨하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돌아간다. 조금 도발적인 느낌이다.”

-호평을 예상했을까.

“배우들, 제작진 다 좋아서 방송 전에 살짝 사랑받겠다는 기대는 했다. 대본 리딩부터 호흡이 붙었다. 선배님들 연기에 어떻게 호평을 받지 않을 수 있겠나.”

-서중원을 어떤 인물로 받아들여 연기했나.

“이태준(유지태)와 김혜경(전도연) 사이에서 서중원 캐릭터를 설득시키는 일이 힘들었다. 혜경을 15년 좋아한 친구이자 로펌 대표인 중원은 키다리아저씨처럼 혜경에게 잘해주면서 나중엔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등장부터 마지막까지 쉽지 않았다.”

-15년 동안 한 인물을 좋아할 수 있을까.

“사랑의 감정이 지속된 것은 아니다. 혜경이 결혼을 해서 마음을 접었다가 스캔들로 인해, ‘이런 쓰랑꾼(쓰레기+사랑꾼)하고 살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사랑이 피어난 느낌이다. 중원은 순수한 인물이 절대 아니다.”

-원작은 봤나.

“시즌1의 1회만 봤다. 이정효 감독이 아예 다른 느낌이니까 보지 말자고 하셔서 안 봤다. 에피소드는 비슷해도 한상원 작가가 다시 쓴 작품이다.”

-원작의 서중원은 죽는데.

“그 이야기를 들어서 나도 죽는 건가 궁금해 물어본 적이 있다. 감독님이 ‘출연 계약이 잘 안되서 죽은 게 아닐까?’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원작에서 뜬금없이 죽었구나 하고 받아들였다(웃음).”

-중원의 명장면을 꼽는다면.

“키스신이나 고백신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가장 집중했고 어떻게 하면 전달력 있게 보일까 고민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 오랜만에 설렜다. (전)도연 누나가 집중력이 정말 세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준비한 것 이상으로 좋았고 현장 호흡도 최고였다.”

-사실 불륜 아닌가.

“나도 한국 사람인지라 ‘뜨아’ 했다. 불편한 부분이 있지만 국내드라마에도 불륜 소재가 많았다. 특히 ‘굿와이프’는 미국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 정서상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430만 원짜리 호텔 스위트룸이라니.”

-전도연의 연기를 옆에서 본 느낌은.

“혜경이 어느 누구에게도 의지 하지 않고 나아가는 느낌인데 사실 알고 보면 김단(나나)이 다 한다. 전도연이라 혜경의 캐릭터를 독립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평범한 ‘고마워’ 대사도 전도연이 뱉으면 다르다.”

-김서형과는 남매로 호흡을 맞췄다.

“보이기에 (김)서형 누나가 무서운데 나보다 훨씬 순하다. 나와 정반대라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 tvN 예능 ‘택시’를 함께 했는데 그 안에 서형 누나의 매력이 낱낱이 담길 것이다.”

-연적인 유지태와의 경쟁심은 없었나.

“유지태 피지컬에 지고 싶지 않은 경쟁심? 하하. 내가 작품하면서 살이 많이 쪘는데 그대로 뒀다. (유)지태 형님 어깨가 정말 듬직하다. 촬영 밖에선 대결구도가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형님이며, 촬영 할 때도 호흡이 잘 맞았다. 이겨야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슈트 태가 좋아서 살이 찐 줄 몰랐다.

“양복 안에 잘 감춰졌다. 풀착장을 하니까 또 덩치가 있는 게 멋있게 보인 것 같다. 젠틀한 이미지를 주고 싶어서 머리도 2대 8로 설정했다.”

-‘굿와이프’로 god 꼬리표는 뗀 느낌인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4년 god 했고, 10년 넘게 연기를 하고 있는 지금도 듣는다. 아이돌로 활동해서 넘어왔으니 시작부터 좋은 역할을 맡은 게 사실이다. 좋은 제안을 거절하면서 까지 내가 일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작품으로 오랜만에 사랑받아 정말 기분이 좋다.”

-‘천의 얼굴’ 수식어는 배우로서도 유효할까.

“아니다. 팬들이 지어준 수식어인데 낯 뜨겁다. 매 작품 충실히 할 수 있는 배우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윤계상에게 연기란 뭔가.

“너무 재미있다. 안 하고는 살 수 없을 정도다. 이걸로 먹고 살아야지 보다도, 이거 없으면 무슨 재미일까 싶다. 배역의 크기를 떠나 좋은 작품이 주어진다면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악역도 좋고 밝은 로코도 좋다.”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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