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원유펀드 수익률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국제 유가가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본격적인 유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국내 원유 펀드 투자자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국제 유가가 연초 대비 1/3 수준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유가 수준을 반영하듯 국내 원유 관련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유가의 향후 가격 전망을 반영하는 WTI 선물이 지난달 한때 마이너스 수준까지 급락하면서, 원유 펀드 수익률에 대한 전망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국제 유가의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유 관련 펀드 대부분이 최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1[WTI원유-파생형]'의 경우 최근 3개월 수익률이 -74%, 1개월 수익률은 -48%를 기록했다.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 역시 3개월 수익률 -62%, 1개월은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BNPP에너지인덱스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1은 3개월 -49%, 1개월 -14%, 키움Commodity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자투자신탁1은 각각 -37%, -1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국제 유가 급락으로 인해 원유 중심의 상품 투자를 하는 펀드의 경우 특히 수익률 손해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펀드 운용사들은 최근 유가 급락으로 인한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원유에 대한 투자 비중을 크게 축소했으나, 이미 상당한 수준의 손해가 발생한 이후였다. 운용사들은 여전한 국제 유가 급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상당수 펀드 자금을 단기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최근 유가 급반등의 수혜 역시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월 63달러를 넘어섰던 WTI 선물 가격은 5일(현지시간) 24.5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로는 상당폭 급락한 가격이지만, 전일 대비로는 4.17달러(20.5%) 가량 급등한 가격이다.

WTI 선물 가격은 주요 산유국 간의 갈등 고조와 원유재고 증가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20일 -37.63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10.01달러로 급반등한 WTI 선물은 현재 24달러 수준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이 같은 유가 반등을 반영하듯 블랙록월드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은 9% 가량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3개월 기준 수익률 역시 -29%로 타 펀드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원유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수급 조절을 진행 중"이라며 "원유 재고 증가 폭의 둔화와 함께 실수요도 완만히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아직 본격화되지는 않았으나, 미국 주정부의 락다운(봉쇄)이 순차적으로 해제되면 원유 수요는 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주요 산유국의 빠른 원유 공급 감소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봉쇄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국제 유가의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원유펀드 수익률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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