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부부터 7부까지 단계별 승강제 정착해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 시티 FC 공격수 제이미 바디. /레스터 시티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13일 K3리그ㆍK4리그 출범식에서 ‘디비전 시스템’ 도입 이후를 전망하며 강조한 선수는 박지수(26ㆍ광저우 헝다)와 제이미 바디(33ㆍ잉글랜드)다. 둘은 하부 리그 출신으로 단계를 밟아 프로에 입문한 뒤 최상위 리그까지 진출한 공통점을 갖는다. 아울러 각각 한국과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국제무대도 누볐다. KFA는 K3리그ㆍK4리그 출범으로 제2의 박지수, 한국의 바디가 나오길 바란다고 목적을 분명히 했다. ‘디비전 시스템’이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이른바 ‘축구 흙수저’가 성공하는 발판으로 자리 잡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선 1부부터 7부리그까지 6단계에 걸친 단계별 승강제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

K3리그ㆍK4리그 공식 출범으로 한국 성인 축구는 1~7부에 이르는 광범위한 ‘디비전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서도 프로(K리그1, K리그2)와 세미프로(K3리그, K4리그) 그리고 아마추어(K5리그, K6리그, K7리그)로 구분된다. 정몽규 KFA 회장은 이날 출범식 축사에서 “한국 축구는 지금껏 찬란한 성과를 쌓아왔으나 언제나 가슴 한편으로는 허전한 부분이 있었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 축구 인프라와 시스템이다”며 “특히 성인 축구를 아우르는 ‘디비전 시스템’은 한국 축구의 아픈 손가락이었다”고 밝혔다. K3리그ㆍK4리그 출범으로 ‘디비전 시스템’을 구축해 축구 선진국에서 하는 단계별 승강제도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현재 한국 성인 축구 ‘디비전 시스템’은 프로, 세미프로, 아마추어 별로 시행하고 있다. 아마추어에서 세미프로로, 세미프로에서 프로로 넘어가는 시스템은 구축하지 않았다. 구단 스카우트 눈에 띄어 이적하지 않는 이상 아마추어 선수가 세미프로 또는 프로로 가는 방법이 아직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미프로가 프로로 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KFA가 강조해 마다하지 않은 바디는 ‘축구 흙수저’의 표본이다. 잉글랜드 8부리그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위로 올라갔다. 2011년 5부리그 플릿우드 타운 FC로 이적한 그는 팀과 함께 우승하며 4부리그 승격을 이뤄냈다. 이듬해 2부리그에 있던 레스터 시티 FC로 옮겼고 다시 한번 팀이 우승하면서 2014년 마침내 최상위 리그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을 달성했다. 잉글랜드의 단계별 승강제 최대 수혜자인 셈이다. 바디는 2015-2016시즌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EPL 우승도 이끌었다.

국내 환경에서 당장 바디 같은 선수가 나오길 바라는 건 힘들다. 아직 단계별 승강제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프로와 세미프로 그리고 아마추어 사이 경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KFA는 향후 제도가 정착되면 1부리그부터 7부리그까지 구분 없이 승강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는 미정이다. 막 첫 삽을 떴기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성인 축구 ‘디비전 시스템’ 허리를 담당할 K3리그ㆍK4리그 출범은 반갑다. K3리그ㆍK4리그가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프로와 세미프로 사이 승강제 도입 시기를 앞당기기 충분하다. 완전히 자리 잡을 경우 아마추어와 승강제도 현실이 된다. 바디를 넘어 한국의 레스터 시티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한편 김대업 KFA 디비전팀장은 “연간 2~3개 팀을 신규 유치해 K3리그ㆍK4리그를 총 34개 팀(현 29개 팀) 이상으로 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단 총예산 750억 원 이상을 달성해 한국 축구 중추로 리그를 키우고 다양한 경제 효과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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