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 파문’ FC서울에 사상 최고 1억 원 중징계... 배경은
‘리얼돌 파문’ FC서울에 사상 최고 1억 원 중징계... 배경은
  • 박종민 기자
  • 승인 2020.05.21 15:43
  • 수정 2020-05-21 15:43
  • 댓글 0

FC서울이 관중석에 배치한 마네킹들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이 관중석에 배치한 마네킹들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여성용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리얼돌 파문'을 일으킨 FC서울에 대해 거액의 제재금 징계를 부과하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크게 본 것이다.

프로축구연맹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FC서울에 제재금 1억 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제재금 1억 원은 연맹이 구단에 부과한 제재금 가운데 역대 최고액이다. 앞서 2016년 9월 전북 현대는 심판 매수와 관련해서 연맹으로부터 제재금 1억 원과 승점 9 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리얼돌 파문, K리그 명예 실추

서울 구단은 지난 17일 무관중으로 펼쳐진 광주FC와 홈 개막전에서 관중석에 마네킹 수십 개를 자리에 앉혔다. 관중이 없는 텅 빈 좌석을 마네킹으로 채워 경기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켜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계 방송을 통해 마네킹을 본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성인용품 리얼돌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었다. 구단은 성인용품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해명했지만, 마네킹 가운데 일부가 실제 리얼돌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은 커졌다.

K리그 상벌규정 징계 기준 10항은 K리그를 비방하거나 명예 실추 행위를 한 구단에 500만 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상벌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구단에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

이종권 연맹 홍보팀장 겸 법무팀장은 상벌위원회 회의가 끝난 후 가진 브리핑에서 “스포츠의 본질을 해한 승부조작과 직접 비교할 사안은 아니지만, 국민적 공감대와 성상품화에 대한 감수성 측면에서 K리그의 명예를 실추했다. 그러한 점에서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인지하지 못한 부분이 K리그의 명예를 실추했다고 볼 수 있다”며 “나아가 K리그가 성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묘사되는 결과가 발생했다. K리그의 명예가 심각하게 실추됐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세계적 관심 받았던 K리그에 날벼락

K리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를 뚫고 개막을 알리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연맹에 따르면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개막전을 TV 중계 방송과 인터넷으로 지켜본 전 세계 시청자는 19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지난 8∼10일 펼쳐진 K리그1 6경기를 중계로 지켜본 전 세계 시청자의 수는 1554만7000명에 달했다.

리그 공식 개막전의 유튜브와 트위터 중계 접속자(360만명)를 더하면 전 세계에서 약 1914만명이 K리그1의 개막전을 지켜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중계권은 전 세계 37개국에 판매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얼돌 파문’이 불거져 리그의 명예는 더욱 추락했다.

이종권 팀장은 1억 원의 제재금과 관련해선 “서울 구단의 귀책사유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일반적인 성감수성과 동떨어진 행위들이 종합돼 발생한 결과라는 점을 크게 고려했다. 최근 사회적 인식과 성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가 엄격한데 구단은 사안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것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서울 구단, 징계에 대해 겸허히 수용

중징계 조치를 당한 서울은 결정문을 송달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연맹은 이의신청을 받으면 15일 이내에 이사회를 열어 재심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 구단은 이의신청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이번 징계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심려를 끼친 모든 분들에게 깊이 사과 드리며 철저한 내부 시스템 진단을 통한 재발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물론 구단은 해당 업체의 기망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구단은 “경찰 수사를 의뢰했으며 정확한 진상 조사를 위해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업무 관련자들의 업무 소홀에 대해 대기 발령 등 문책 조치를 한 상태다. 구단은 “다시 한번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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