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김준한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최근 종영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에서 채송화(전미도)를 짝사랑하는 신경외과 레지던트 3년 차 안치홍으로 분해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사랑을 표현할 때는 거침없이 직진하는 매력을 가감없이 그려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준한은 "이런 사랑을 많이 받는 작품을 하게 되면 채워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사랑 받는다는 것 자체가 배우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며 "주변에서 안 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주변 친구들, 가족들 모두 좋아하는 데다 평소에 마스크 쓰고 돌아다녀도 알아보는 분들이 있으니까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 열린 결말이었는데. 아쉽지는 않았나.

"(열린 결말이라) 여운이 있고 상상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이야기를 하나씩 설명해 전달하는 방식도 있지만 어떤 이야기들을 다 보여주지 않는 것들이 오히려 보는 사람에게 채워나갈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 대본 받고 놀랐을 것 같다.

"사실 대본은 매번 받을 때마다 놀랐다. 그중에서 12부는 시즌 1의 마지막회니까 특히 더 그랬는데 익준이가 속초에서 고백하는 것도 그렇고 장겨울(신현빈)과 안정원(유연석)이 이어지는 것도 정말 놀라웠다. 12회 대본 다운 버라이어티한 시즌의 마무리였던 것 같다."

- 그럼 시청자의 입장에서 '슬의생'의 매력포인트는 뭐라고 생각하나.

"사람들의 마음을 그려냈다는 거다. 사건이 아닌 사람을 다루는 드라마다 보니 어떤 인물의 숨겨진 이야기나 사연 같은 것들을 보여준다.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의사들의 삶을 그려내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고 어떤 걸 고민하는지 보여줌으로써 공감을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병원은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곳이다. 삶과 죽음이 있고 그 안에 많은 사연이 있는데 그것들이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함께 아파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응원하는 커플은 누구였나.

"곰곰 커플을 응원했다. 둘 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고백하는 장면이 특히 그랬다. 추민하 선생님도 귀엽고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웃는 양석현 교수님도 귀엽고 두 사람의 반응이 정말 귀여웠다.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시즌 1의 마무리가 조금은 씁쓸하게 끝나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 신원호 감독, 이우정 작가와는 두 번째 호흡이었다.

"이 팀에 대한 믿음이 있고 이미 친해져 있는 상태에서 출발하는 거라 편했다. 이번을 계기로 더 친해져서 촬영장 가는 게 기대되고 재미있었다. 항상 설레는 마음이었다." 

- 전작에 비하면 분량이 많이 늘어났는데 그런 게에 부담이 되진 않았나.

"내 몫을 다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으려고 했다. 부담을 갖거나 생각을 하게 되면 괜히 힘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주어진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 그럼 안치홍으로 분하면서 어떤 면을 많이 보여주려고 한 게 있나.

"굉장히 묵묵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다. 이해심도 많고. 그래서 사람이 지쳐있거나 어두운 기운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묵묵히 자기 위치에서 자신의 몫을 해 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떤 특정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 마음가짐을 갖고 계속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실제와 비교했을 때는 어떤가.

"치홍이는 나보다 훨씬 듬직하고 멋있는 사람이다. 실제의 나는 요란스럽고 실수도 많은 사람이라서 치홍이한테 배울 게 많은 것 같다."

- 치홍이의 매력은 송화가 '너 나 좋아하니?'라고 물었을 때였던 것 같다. 

"그게 정말 치홍스러운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치홍이 입장에서는 아니라고 대답할 수 없기 때문에 '맞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솔직함이 치홍의 큰 매력이기도 하고 캐릭터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장면인 것 같다."

- 그렇지만 송화에게 반말하는 신은 과하다는 평도 있었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좋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안 좋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 건 보기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존중한다. 모두 다 일리 있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저 그 신은 치홍이도 사람이기 때문에 흔들릴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좀 짠했다."

- 얼마 전에 전미도가 인터뷰에서 치홍보다 익준이 더 끌린다고 했는데.

"그거 보고 서운해서 메시지 보냈다. '누나 이거 어떻게 된 거냐고, 해명해 보라'고. 장난으로 보냈는데  '그건 전미도의 의견이고 채송화의 생각은 아무도 모른다. 난 그저 재미있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 했을 뿐이다. 치용씨 미안'이라고 답이 왔다. 순전히 전미도의 개인적인 의견이다(웃음)."

- 지금까지 필모를 보면 전문직이나 엘리트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출발을 그렇게 해서 그런 건지,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인지 모르겠는데 전문직 역할을 많이 해서 좋다. 사실 전문직이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고 그 일을 하는 캐릭터일 뿐이지만 어떤 동기로 인해 움직이는지 파악하고 그 일을 열심히 하면 어떤 직업군의 색깔을 띨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담 같은 건 없고 오히려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 그럼 앞으로 어떤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가.

"새로운 캐릭터,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지금은 앞으로 어떤 작품이 찾아올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어떤 제한 없이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지만 하나를 꼽는다면 다양한 형태의 사랑에 대해서 연기해보고 싶다."

사진=임민환 기자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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