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지역에 내린 빗줄기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우천 순연됐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LG가 더블헤더에서 힘을 좀 뺐으면 좋겠네요."

10일 부산의 날씨는 야구하기 좋은 그런 날이었다. 한 낮은 초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야간 경기가 시작하는 오후 6시30분에는 맑고 쾌청했다. 이닝이 계속될 수록 선선한 게 야구하기 딱 좋은 그런 날이었다. 롯데는 손아섭과 전준우의 올 시즌 첫 번째 백투백 홈런 등 타선의 집중력과 응집력을 앞세워 한화에 12-2 대승을 거뒀다. 롯데는 5연승을 한화는 16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같은 시각 서울의 날씨는 달랐다. 굵은 빗줄기가 잠실벌 위에 쏟아졌다. 경기장은 선수 대신 방수포가 자리했다.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일 잠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시즌 5차전이 우천으로 순연된다고 밝혔다. 양 팀은 11일 오후 3시부터 더블헤더를 펼친다. 

잠실의 우천 순연 소식에 롯데 관계자는 "LG가 더블헤더에서 힘을 많이 뺐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롯데는 금요일(12일)부터 잠실에서 LG와 주말 3연전을 펼친다.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롯데로선 LG가 더블헤더로 컨디션 난조에 빠진다면 더 없이 좋을 일이다.

확실히 더블헤더는 선수단 컨디션에 영향을 준다. 경기를 연달아 치르는 일은 쉽지 않다. 더블헤더에 경험이 많은 야구계 관계자는 "체력도 체력이지만 정신 없다. 쉬는 시간 30분 동안 허겁지겁 먹고 경기에 나선다. 상대 투수 분석할 시간이나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롯데가 LG의 SK와 더블헤더를 반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개막이 늦어진 2020시즌 KBO리그는 비로 경기를 못하게 되고, 다음 날 동일 팀의 대진이 예정된 경우 더블헤더를 편성하기로 했다. 1차전은 연장전 없이 9회까지 동점이면 그대로 무승부로 끝난다. 1차전이 끝나고 30분 휴식 후 다시 2차전을 시작한다. 1차전에 나왔던 불펜 투수는 2차전에 또 나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대신 선수단 체력 관리를 위해 더블헤더가 편성되면 엔트리를 한 명 늘릴 수 있다. 이 때 등록된 선수는 다음 날 자동 말소되고 일반적 말소와 달리 10일 지나지 않더라도 재등록이 가능하다. 

LG의 잠실 우천 순연에 따른 더블헤더가 롯데와 주말 3연전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부산=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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