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핀토.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이제는 확실히 '백조'가 됐다. SK 와이번스 외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가 조금씩 앙헬 산체스의 그림자를 지워가고 있다.

핀토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LG 트윈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일본 무대로 떠난 산체스 대신 영입한 핀토는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시즌 전부터 우려를 자아냈다. 퇴출 1순위 후보라는 극단적인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개막 후에도 첫 경기인 인천 한화전(6.2이닝 1실점)을 제외하고는 13일 잠실 LG전(4⅔이닝 10실점·3자책), 19일 고척 키움전(4이닝 8실점·7자책) 등 2경기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고민을 안겼다. 좋은 공을 가졌음에도 제구가 들쑥날쑥했고, 예민한 성격 탓에 실책이 나오거나 주자만 나가면 한 번에 무너지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인천 KIA전(7이닝 2실점 1자책)을 계기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5월 30일 한화전(6이닝 3실점), 6월 5일 삼성전(6이닝 1실점)까지 2경기 연속 승리 투수가 됐다. 주자를 내보내도 예전처럼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최근 3경기 모두 6이닝 이상 소화했고, 2승에 평균자책점 2.37으로 좋은 피칭을 했다. SK는 핀토가 던진 3경기 모두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 염경엽 SK 감독은 "더블헤더는 1차전을 이겨야 유리하다. 이길 확률이 높은 투수를 내야했고, 김태훈과 핀토 중에 최근 컨디션이 핀토가 더 낫다고 판단해 핀토를 1차전에 내기로 했다"며 핀토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핀토는 이날도 마운드 위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며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1회부터 6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6회까지 안타 7개와 볼넷 3개를 내줬다. 그러나 뛰어난 위기 관리능력을 발휘하며 단 1점만 내줬다.

2회 2사 1,2루에서 정주현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3회 1사 1루에선 채은성을 3루수 병살타로 요리했다. 4회 라모스에게 안타, 박용택에 2루타를 허용한 뒤 이어진 1사 2,3루에서 오지환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첫 실점했다. 6회에도 박용택에게 안타, 오지환과 유강남에게 연속 몸에 맞는 공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대타 홍창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을 막았다. 핀토는 1-1로 맞선 7회초 서진용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희망을 봤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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