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신현수는 심오한 JTBC ‘청춘시대’에 꿀을 끼얹었다. 극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남자친구 윤종열 역할로 안방극장 여성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유은재(박혜수)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다가도 때론 듬직한 버팀목처럼 묵묵히 기다려주는 남자다운 모습으로 어필했다.

-‘청춘시대’로 제대로 눈도장 찍었다.
“이 드라마는 나에게 한 마디로 ‘선물’이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다. 많은 시청자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주변 선후배들 연락도 받았다. 한 후배가 ‘선배님 잘 되는 모습 봐서 좋다’는 문자와 함께 기프티콘을 보내줬다. 정말 기분 좋았다. 내가 받은 선물들을 하나씩 갚아가고 싶다.”

-극중 인기남 종열이 소심녀 은재에게 빠진 이유는 뭔가.
“종열은 친화력이 좋아서 주변에 후배들도 많이 따르는 인물이다. 다들 종열이 다가가면 반겨주는데 은재만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호기심과 승부욕에서 호감이 시작됐고, 그러다가 은재의 매력에 빠졌던 것 같다.”

-은재는 보험사기라는 비밀을 끝까지 숨겼다.
“종열이 알았다면 헤어졌을 것 같다. 몰라서 다행이었다. 세상엔 말할 수 있는 비밀과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고 하지 않나. 막상 비밀을 알고 나면 은재가 자꾸 회피해서 생긴 술병보다 더 심하게 아팠을 것 같다.”

-실제 연애할 때도 어느 정도 비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각자의 인생이 따로 있고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관계를 원한다. 그래서 오히려 비밀이 없어야 이 관계가 잘 유지될 것 같다. 괜한 비밀들이 집착을 부르고 오해를 만드니까.”

-이상형은 어떻게 되나.
“친숙함에 끌린다. 우스갯소리로 ‘남자들의 이상형은 처음 본 여자’라는 말이 있는데 나한텐 통하지 않는 말이다. 어떤 모습을 감추고 있을지 모르니까 불안하다. 그래서 익숙한 사람이 편하다. 나는 굉장히 자기 방어적인 성격이다.”

-활발한 캐릭터를 맡아 힘들었겠다.
“(박)혜수가 힘들었지 나는 힘든 게 없었다(웃음). 혜수가 말 놓으라고 몇 차례나 했는데, 내가 ‘편해지면 말 놓을게요’라고 했다. 낯가림도 심하고 섣불리 말을 놓았다가 불편해질 것 같았다. 어느 날 혜수가 다가와서 ‘먼저 말 놔요, 오늘 무조건 놔요’라고 단호하게 말하더라. 그 이후로 말을 놓고 친해질 수 있었다. 정말 고마웠다.”

-버스를 배경으로 혜수랑 찍은 셀카들이 많던데.
“비록 은재 상상이지만 종열이 은재에게 처음으로 고백하는 장면을 찍던 날이다. 그날따라 혜수가 반가웠다. 내가 먼저 셀카 찍자고 처음으로 제안했다. 지금도 그 날의 기억이 또렷하다. 굉장히 더운 날이었는데 강풍기 앞에서 제자리 달리기를 했다.”

-체력은 좋은 편인가.
“예전엔 좋았는데 지금은 무릎이 좋지 않다. 대학 동기들과 17일 국토대장정을 한 이후로 무릎이 나갔다. 하하.”

-하정우의 ‘577프로젝트’ 같은 건가.
“하정우 선배님이 학교에 자주 강연을 오셨다. 그 때 팁을 얻어서 해남까지 걸어갔다. 하정우 선배님이 ‘한 달 트레이닝 하고 가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젊음을 믿고 호기로운 마음에 그냥 시작했다가 무릎이 다 나갔다. 스마트폰으로 지도 보면서 무작정 걷다가 자고 먹고 그러면서 다녔다. 시골에 사시는 시인도 만나고 문화재 복원하는 장인도 만났다.”

-진귀한 경험이겠다.
“지금 연기하면서 느끼지만 굉장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극한의 상황에서 힘들었을 때를 기억하려고 한다. 또 땅 끝에 도착했을 때 느낀 허무함도 잊을 수 없다. 지금도 친구들과 술마시며 그때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 별거 아닌 17일이었지만 세상이 달리 보이게 된 시점이다.”

-술은 잘 마시나.
“맥주 큰 캔이면 충분히 취한다. 바로 잠에 빠진다. 고민이 있거나 힘들면 노래와 함께 사색에 잠겨 있다가 잠든다. 하하.”

-즐겨 듣는 노래가 있다면.
“사이먼디, 그레이, 원이 부른 ‘맘 편히’를 자주 들었다. 위로할 수 있는 노래들을 많이 듣는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데 이동할 때 노래는 필수다.”

-지하철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은 없나.
“‘청춘시대’ 이후 가끔 계신다. 반겨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이런 지금의 관심들로 인해 내가 조급한 마음을 가질까봐 오히려 마음을 다잡고 있다. 좌우명이 ‘안단테 콘 모토’(느리지만 활기차게)인데 느리지만 천천히 배우의 꿈을 향해 가겠다.”

사진=이호형 기자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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