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도자 교육 위해 두 경기 결장
전북 현대 이동국.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에서 뛰는 선수 중 최고령은 1998년 데뷔한 이래 20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는 ‘라이언킹’ 이동국(41ㆍ전북 현대)이다. 전북 유니폼을 입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4경기에 나와 4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그가 여전히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으로 20년간 최고 자리를 유지하는 비결은 남다른 마음가짐이다.

매 시즌 개막 전 은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동국은 선을 그어 왔다. 3월 본지와 인터뷰에서도 “은퇴를 생각하면 오늘의 제가 운동장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따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은퇴 시기를 정하지 않고 바로 앞에 놓인 일에 집중하자는 게 이동국의 철학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지도자 교육을 받는 날에도 그의 시선은 오롯이 그라운드를 향했다. 15일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강습회 참가를 위해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온 이동국은 ‘은퇴를 염두에 둔 선택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지도자가 돼야겠다는 생각보다 선수 생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뜻밖의 답변을 내놨다. 은퇴 이후 미래보다 현재를 보는 그의 일관된 철학이 드러났다. 그러면서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고 생각하며 뛴다”고 덧붙였다.

이동국.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동국이 지도자 교육을 선수 생활 이점으로 받아들인 데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이 자리한다. 이동국은 “지도자 공부를 하면서 지도자들의 생각과 원하는 바를 알 시간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도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전술을 소화하는 게 경기력 향상에도 큰 힘이 될 거란 생각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그의 머릿속이 ‘어떻게 하면 현역 생활을 더 잘 할까’로 가득 차 있다. 스스로 한계를 정해놓으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은퇴 생각을 지웠다. 20세기 마지막 공격수 이동국이 21세기에도 살아남은 이유를 직접 말과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는 이동국의 인생 철학이 떨어지는 신체 능력을 보완하면서 현역 시계바늘을 무한대에 놓았다. 지난 20년 세월은 그에게 경험뿐만 아니라 인생의 가르침을 선사했다.

이동국은 24일까지 파주 NFC에서 AFC A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한다. 이 기간 소속팀은 7라운드, 8라운드 일정을 소화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정이 연기돼 부득이하게 시즌 중 파주로 왔다.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는 이동국이 두 경기를 뛰지 못하는 점은 개인과 팀 모두에 아쉽다. 이동국은 “강습회 참가는 시즌 초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결정했다”며 “컨디션이 좋은 상태라 아쉽지만 빠지는 두 경기만큼 좋은 경험을 가져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겐 힘겨운 시간이 되겠지만 많이 배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동국은 이미 B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했다. A급 자격증까지 따면 프로팀 코치로 활동할 수 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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