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립보건연구원, 담배연기·뇌졸중·당뇨병 코로나19 원인바이러스 수용체 증가
국내 사망자 98.5% 만성질환자
오송 질병관리본부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뇌졸중·당뇨환자·흡연자가 일반인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22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국립보건연구원 고영호 박사 연구팀은 담배연기와 뇌졸중, 당뇨병에 의해 인체 세포 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용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2)’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제공= 질병관리본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는 폐와 심장, 동맥 등 신체조직 세포막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가 인간 세포 안에 들어왔을 때 이용되는 수용체로도 알려졌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표면 돌기 단백질(스파이크 단백질)을 ACE2에 결합시켜 세포 내로 침투하고 증폭하는데, 결국 ACE2가 많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 침투 과정에서 세포표면에 있는 이 효소가 감소하면 혈압상승으로 이어져 병이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

담배연기, 뇌졸중 및 당뇨병 환자 세포에서 ACE2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당뇨, 뇌졸중 등 기저질환자 및 흡연자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했던 원인을 밝혀낸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질환으로의 이환 또는 사망에 관련된 위험요소를 고령자, 만성질환, 흡연으로 꼽은 바 있다.

만성질환에는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등이 해당한다. 지난달 2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중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전체 사망자의 약 98.5%를 차지한다.

질본 국립보건연구원 고영호 박사팀(최지영 박사, 이혜경 박사, 박정현 박사: 공동 제1저자)은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질환 위험 요인인 뇌졸중, 담배연기 및 당뇨에 노출된 혈관 및 뇌 성상세포와 뇌 조직에서 나타난 변화를 분석했고, 그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체 역할을 하는 ACE2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허혈성 뇌졸중 동물모델 뇌 조직 분석결과, 뇌 허혈 후 경색부위 주변 뇌 조직에서 ACE2가 증가했다.

담배연기 추출액(Cigarette smoke extract, CSE)에 노출된 뇌혈관세포와 뇌 성상세포에서 ACE2가 증가했다.

당뇨병 환자유래 동맥혈관 및 동물모델의 뇌 조직에서 ACE2가 상승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 뇌졸중 등 기저질환자와 흡연자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했던 원인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금연과 사회적 거리 두기 수칙 준수 등의 예방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후속연구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호흡기계 질환 및 치매 등 신경질환에서도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 '만성병관리기술개발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생화학·생물리학 연구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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