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더그아웃.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참 지독하다. 거침없이 전진하며 선두까지 내다봤던 LG 트윈스가 또 ‘곰 포비아(Phobia·공포증)’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LG는 지난 18일 한화 이글스와 경기까지 4연승과 3연속 위닝시리즈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선두 NC 다이노스에 1.5경기 차로 따라 붙으며 선두 탈환을 가능성을 열어젖혔다. 그러나 지난 주말(19일~21일) 두산 베어스에 싹쓸이 패배를 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LG가 두산에 스윕을 당한 것은 지난해 5월 3~5일 이후 1년여 만이다. 여유 있게 단독 2위를 지켰던 LG는 두산에 추격을 허용했다. LG와 두산은 22일 기준 승차 없는 공동 2위다

LG는 시즌 전부터 ‘타도 두산’을 외쳤다. LG가 두산과 상대전적에서 앞선 것은 2014년 8승 1무 7패를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다. 이후 4년 동안 열세였다. 2018년에는 무려 1승 15패의 치욕을 당했고, 지난해에도 6승 10패로 밀렸다. 대권에 도전하는 LG의 최대 과제는 올해도 ‘두산 징크스’ 극복이다. 류중일(57) LG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두산만 만나면 너무 잘하려고 해 경기가 안 풀리는 것도 있다. 꼭 두산이라는 팀을 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두산은 강팀이다. 최소 5할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결과를 보면 올해도 천적관계 청산은 요원해 보인다. 벌써 상대전적에서 1승 5패로 밀렸다. 5월 5일 개막전에서 8-2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5연패를 당했다.

이번 3연전에서도 LG는 투타 엇박자 속에 무기력하게 패했다. 19일 첫 경기에선 믿었던 토종에이스 차우찬(33)이 1이닝 6피안타 4사사구 1삼진 8실점(8자책)으로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를 넘겨준 뒤 불펜진도 와르르 무너지며 10-18로 대패했다. 20일(2-8 패배), 21일(1-3 패배) 경기에선 선발 케이시 켈리(31)와 이민호(19)가 잘 버텨줬지만, 타선이 2경기 합쳐 3점을 뽑는 데 그치면서 무릎을 꿇었다.

LG가 두산의 벽에 막히면서 상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졌다. 1위 NC와 공동 2위 LG, 두산의 간격이 3.5경기다. 4위 키움 히어로즈는 최근 5승 1패로 선전하며 LG, 두산과 격차를 0.5게임으로 줄였다. 5위 KIA 타이거즈도 LG, 두산을 2경기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LG는 주중(23∼25일) 키움을 홈으로 불러들여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을 한다. 양 팀은 올 시즌 3승 3패로 팽팽히 맞서 있다. 

LG로선 불펜진 재편이 시급하다. 6월 LG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은 6.22로 9위다. 16~21일 경기 평균자책점은 10.70(17.2이닝 21자책)에 이르렀다. 대체 마무리를 맡고 있는 정우영(21)과 셋업맨 진해수(34)가 분전하고 있으나 나머지 투수들은 부진하다. 류중일 감독은 불펜 강화를 위한 묘책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21일 경기 전 "불펜이 조금 힘겨운 상태다. (송)은범이도 힘들어하고 뒷문에 정우영밖에 없다"며 "(화요일 선발) 김윤식이 투구 내용에 따라 향후 선발로 계속 갈지, 힘들어하는 불펜에 합류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일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정찬헌과 이민호 중 한명을 불펜에 놓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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