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 /AP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미뤄졌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우여곡절 끝에 7월 말 개막을 확정했다. 일단 전체적인 윤곽이 그려졌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노사 간 갈등의 불씨도 남아 있어 불안전한 개막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CBS스포츠'는 24일(이하 한국 시각)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2020년 확정된 리그 개요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MLB 사무국은 23일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직권으로 시즌을 개막하기로 결정했다. 사무국은 이날 "우리 제안을 선수노조 이사회가 거부해 매우 실망스럽다. 30팀의 구단주는 만장일치로 3월에 합의한 바에 따라 2020시즌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선수노조 측에 "7월 2일까지 훈련에 합류할 수 있는지, 시즌 운영을 위한 안정 대책 매뉴얼에 동의하는지 답변해 달라"고 전했다. 선수노조가 7월 2일부터 스프링캠프 합류에 동의하면서 7월 개막이 확정됐다. 롭 맨프레드(62) MLB 커미셔너는 7월 24일 또는 25일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24일 발표했다. 

올 시즌은 MLB 사무국과 구단의 주장대로 팀당 60경기의 ‘초미니 시즌’으로 치러진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이동을 최소화해 양대리그 같은 지구 팀끼리만 격돌한다.

여러 고비를 넘고 개막을 확정했으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한 건강ㆍ보건 부문에서의 합의를 남겨두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다.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에인절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여러 구단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24일엔 콜로라도 로키스의 간판 타자 찰리 블랙몬(34) 등 선수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구단도 이날 "선수 2명과 직원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팀 내 확진자 수는 총 12명"이라고 발표했다.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코로나19 안전대책을 먼저 확립하고 경기 일정을 마련한 뒤 정규리그 개막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54) 본지 논평위원은 “최종 과제는 결국 안전 문제다. 최악의 경우 선수들이 안전을 이유로 출전을 거부할 수도 있다. 시즌을 개막한 뒤 선수 중에 확진자가 나오면 비난이 폭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수단 안전과 관련한 세부적인 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짚었다.

사무국은 이날 "여러 공중보건 전문가, 전염병 전문가, 기술제공업체와 함께 안전하게 시즌을 치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MLB 노사는 연봉 지급 문제에서 합의에 도달 실패했다. 경기수와 보상 문제 등에서 수정안을 확정 짓지 못했다. 리그는 60경기와 경기수 비례 연봉 지급을 고수해 왔고, 노조는 반발했다. 시즌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는 막았지만, 사무국과 선수노조의 갈등은 아직 봉합되지 않은 상태다. 내년 시즌이 끝난 뒤 열릴 노사협정(CB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조 집행부와 사무국에 불만이 많은 선수들이 연봉 등과 관련해 파업을 비롯한 쟁의를 벌일 가능성이 남았다. 선수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건 역사상 8차례뿐이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건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1994년 파업이다. 

올해 MLB 선수들은 경기 수가 60경기로 줄어들면서 원래 연봉의 37%밖에 받지 못한다. 올해 연봉이 2100만 달러(한화 약 253억 원)인 추신수(38ㆍ텍사스 레인저스)는 777만 달러(약 93억 원), 연봉 2000만 달러(약 240억 원)의 류현진(33ㆍ토론토 블루제이스) 은 740만 달러(약 89억 원)만 받게 된다.  2년간 총액 1100만 달러(연 400만 달러+인센티브 15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보장 연봉 400만 달러(약 48억 원)의 37%인 148만 달러(약 18억 원)를 손에 쥘 전망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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