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정 재개가 거듭 연기되는 상황에도 선수들은 미사리 본장과 영정도 훈련원에서 담금질에 집중한다. 2월부터 4개월 이상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만큼 재개 후에는 좋은 모터를 손에 쥐거나 인코스에 배정받은 선수가 많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조건을 갖추고도 승부 의지가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빛이 바랜다.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인 스타트 경쟁에서 밀린다면 입상권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정에서 스타트는 탁월한 판단력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과정이다. 1코스부터 3코스 그리고 4코스에서 6코스의 조주거리 및 가속 타이밍이 모두 다르다. 대시계가 0초(12시 방향)에서 1.0초를 가리키는 사이에 출발선을 통과해야 한다. 회차마다 호흡을 맞추는 모터 성능이 각각 다르고 환경적인 요인 또한 변수로 작용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출발하면 문제가 없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과 수면에 남은 너울로 조주거리를 벗어나거나 승부 포인트를 놓치면 사전출발(플라잉) 또는 출발지체(레이트)라는 출발위반 제재를 받는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2017년부터 출발위반을 범하면 2년 유예기간을 둔다. 그 안에 한 번 더 범하면 주선보류 1회 제재를 준다. 물론 구제 방안도 함께 운영한다. 기존 출발위반 누적으로 주선보류가 된 경우에는 5년이 지나야 했다. 제도를 개선하면서 3년 동안 출발위반을 범하지 않으면 주선보류가 1회 소멸한다. 성적 부진이 아닌 출발위반 누적으로 주선보류를 안고 간다는 것 자체가 선수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만큼 홈페이지와 예상지로 미리 출전 선수의 출발위반 기록과 남은 소멸일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출전 선수의 스타트 감각을 알기 위해서는 지정훈련을 꼼꼼하게 지켜봐야 한다. 입소 후 화요일 지정훈련과 경주 당일 오전 훈련 그리고 시합 직전 사전 스타트를 진행한다. 경정 선수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스타트는 0.2초대 초반이다. 이 타이밍이면 외부 요인에도 출발위반을 걱정할 이유가 없고 다른 선수와 경쟁에서도 밀릴 위험이 적다. 훈련 내용이 천차만별이기에 모든 선수가 연습과 실전에서 안정적인 시속을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화요일 훈련 시작부터 시합 전 사전 스타트까지 플라잉을 범하거나, 다소 빠듯한 기록을 내 주목받다가도 본 경주에 들어서면 주눅 들어 늦은 출발을 하는 사례도 있다. 오히려 연습 초반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더라도 차츰 시속을 끌어올리는 전력이나, 모터가 약해도 기대 이상 꾸준한 시속을 유지하는 선수를 눈여겨본다면 베팅에 도움이 된다.

임병준 쾌속정 예상분석전문가는 “휴장기가 긴 만큼 입상과 상금 수득 갈증은 모든 선수가 같을 것이다”며 “기존 성적이 좋지 않던 중하위권 전력이나, 경험이 부족한 신예 선수라도 스타트 승부로 일격을 가한다. 개장 후 선수의 컨디션을 꼼꼼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상빈 기자 pkd@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