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왼쪽)-김범수.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김민우와 김범수(이상 24)는 한화 이글스의 대표 유망주다. 1995년생 동갑내기인 둘은 2015년 함께 프로에 데뷔했다. 김범수가 2015시즌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김민우가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아 입단할 정도로 두 선수 모두 큰 기대 속에 한화에 입단했다. 김민우는 오른손 강속구 투수, 김범수는 왼손 파이어볼러여서 더욱 매력적이다. 한용덕(55) 전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할 때부터 두 선수가 한화의 미래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최원호(47) 감독대행 역시 "김범수와 김민우는 미래에 한화 선발진의 중심이 될 선수”라며 둘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만년 유망주에 머무른 이들이 올해는 알을 깨고 나올 조짐을 보였다. 김민우와 김범수는 팀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호투를 펼치며 한화 토종 선발진의 기둥 노릇을 하고 있다.

김민우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6탈삼진 3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10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개인 7연패를 끊어냈다. 지난달 27일 KT 위즈전부터 이어졌던 팀의 5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올해 빠른 공의 위력을 되찾으면서 자신감 있는 투구를 펼치고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9시즌 시속 141㎞ 수준이던 직구 평균 구속이 올해 시속 144.5㎞로 가파르게 올랐다. 속구가 좋아지다 보니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위력도 배가됐다. 김민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직구와 스플리터의 릴리스 포인트(공을 놓는 지점)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는데, 구속이 오르고 일련의 과정이 효과를 보면서 지난해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올 시즌 선발 등판한 9경기 중 6경기에서 5이닝 이상 소화하며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향한 김범수도 연일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가는 중이다. 김범수는 3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4피안타 4탈삼진 4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선발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1km에 이르는 빠른 공을 앞세워 배짱 있는 투구를 펼치며 선발투수로 연착륙했다. 최근 2경기 연속 퀄리스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했다. 워낙 좋은 구위를 갖춘 만큼 경기운영능력과 제구만 보완한다면 팀의 좌완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풀타임 토종 선발 육성을 기조로 내건 최원호 대행은 둘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올 시즌은 늘 미완의 대기에 머물렀던 둘에게 절호의 기회다. ‘절친’인 두 선수는 예전부터 함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해 김민우는 입단 때부터 “범수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보자는 이야기를 해왔다. 언젠가는 이룰 수 있지 않겠냐 생각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그 기회가 찾아왔고, 둘은 잠재력을 터뜨릴 준비를 마쳤다.

김민우와 김범수가 류현진(33ㆍ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첫 20대 토종 10승 투수’ 배출이라는 한화의 숙원을 풀지 지켜볼 일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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