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가운데).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잘 나가던 KIA 타이거즈의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타격 1위를 달리던 김선빈(31)이 또 다쳤다. 설상가상 수호신 문경찬(28)까지 흔들리면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KIA는 6일 “김선빈이 오른쪽 발목 타박상 및 MRI 검진 결과 왼쪽 대퇴이두근 염좌(지난 6월 부상 부위) 진단을 받았다. 2~3주 후 상태를 보고 재검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선빈은 지난 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허벅지를 다쳤다. 통증을 호소하며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 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2주간 재활하다 23일 1군에 복귀했지만, 2주 만에 또 햄스트링을 다쳐 이탈하게 됐다.

14일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는 류지혁이 왼쪽 허벅지를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류지혁은 대퇴이두근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KIA 구단은 "류지혁이 회복 중이라는 소견을 받았으며, 2~3주 동안 재활 치료 및 근력 훈련을 병행한 뒤 재검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선빈, 류지혁 둘 다 회복 기간을 포함하면 복귀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김선빈은 올 시즌 KIA 타자 중 가장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8경기에서 타율 0.517(29타수 15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일 NC전을 마친 뒤 시즌 타율 0.378로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랐다. 공포에 톱타자로 활약하며 공격 첨병 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부상에 제동이 걸렸다.

류지혁에 이어 김선빈이 또다시 부상으로 빠지면서 내야 공백이 더욱 커졌다. 당분간 김규성(23), 최정용(24) 등 백업 요원들이 2루를 지켜야 한다. 공격과 수비 모두 걱정이다.

불펜 걱정도 안고 있다. 시즌 초반 막강한 위력을 자랑했던 문경찬(28)이 최근 흔들리면서 뒷문이 헐거워졌다. KIA는 6일 NC전에서 9회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셋업맨인 전상현(24)은 평소답지 않게 볼넷 2개를 내주더니 좌월 3점 홈런을 맞아 시즌 최다 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을 끄기 위해 올라온 마무리 문경찬도 0.1이닝 4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무너지며 블론세이브를 떠안았다.

6월 중순까지 8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리는 등 ‘짠물투’를 펼쳤던 문경찬은 지난달 말부터 부진에 빠졌다. 지난달 23일 롯데전에서 0.1이닝 4피안타(1홈런) 3실점(3자책)으로 시즌 첫 패전을 기록하더니 26일 키움전에서도 1이닝 3피안타(2홈런) 3실점(3자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9일 휴식을 취한 뒤 이날 등판했는데도 또 3실점했다. 3경기 연속 3실점. ERA는 5.21까지 치솟았다. 일시적인 슬럼프라면 다행이지만, 부진이 길어진다면 KIA가 자랑하던 ‘지키는 야구’를 계속하기 어렵다.

1년 중 체력 소모가 가장 큰 여름 분기점이 다가온 가운데 중위권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KIA에겐 7월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5강 싸움에서 당분간 ‘버티기’ 모드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