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과 선수들이 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폭력과 가혹 행위로 고(故) 최숙현 선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주장 장윤정이 영구제명 됐다. 가해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진 남자선배도 중징계를 받았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6일 오후 4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2020년 제4차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고 김 감독과 장윤정의 영구제명을 의결했다. 공정위는 7시간에 이르는 긴 회의 끝에 가해자로 지목된 김 감독과 장윤정을 제명하기로 했다.

영구제명은 공정위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다. 이들은 앞으로 대한철인3종협회가 주관하는 어떠한 행사에도 참가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이날 공정위에 출석해 2시간 가까이 소명했다. 장윤동도 출석해 1시간 이상 소명했다. 이들은 국회에서처럼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현재 검찰이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지만 지금까지 나온 증언과 증거만으로도 혐의가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공정위를 앞두고 추가 피해자 혹은 피해 목격자 6명의 진술을 받았다. 또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 진술 조서 녹음파일 녹취록을 다 확인했다. 

공정위는 "징계 혐의자 진술이 조금씩은 달라야 하는 데 (징계 혐의자 3명이) 같은 패턴으로 진술하는 것으로 보였다. 충분히 법적인 조력을 받은 상황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해온 것 같았다"며 "고 최숙현 선수와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이 더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해자인 남자 선배 김모씨도 자격정지 10년 중징계를 받았다. 김씨는 "폭행, 폭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고 최숙현 선수 외에도 해당 남자 선배의 폭행과 폭언을 증언했다. 심지어 "그 선배의 가해 행위 때문에 트라이애슬론을 그만뒀다"는 전직 선수의 폭로가 나왔다.

가혹 행위에 앞장선 것으로 전해진 팀닥터 안모씨는 대한체육회나 협회 소속이 아니라 징계 대상에서 빠졌다. 경주시체육회는 안씨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했다. 협회도 안씨를 고소할 예정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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