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이규한과 모델 한혜진을 서울 중구 을지로 한 뒷골목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났다. SNS에서 예쁜 카페로 소문난 곳인데 이규한과 한혜진의 비주얼과 어우러져 순식간에 화보촬영장으로 탈바꿈됐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앉아만 있어도 화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그런 ‘연예인 포스’를 제대로 느껴보려는 찰나, 이규한과 한혜진은 “이런 곳은 처음 와본다. 맛집 보단 익숙한 곳 위주로 다닌다”며 예상 밖의 답을 내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스타일라이킷’ 시즌2 MC자리를 꿰찼다.
한혜진=“야외 촬영이 많고 힘들어서 MC가 한 사람이도 바뀌면 안 하려고 했다. 제작진한테 이규한 오빠가 하면 나도 하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도움을 많이 받는다.”

-시즌2까지 MC를 맡은 비결은 뭔가.
한혜진=“(이)규한 오빠는 워낙 진행을 잘 한다. 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엔 전적으로 믿고 간다. 진행하는 티 안내면서 진행하는 진짜 고수다. 옆에 있는 사람까지 편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이규한=“서로 호흡이 잘 맞는다. 대본 숙지를 잘 안하는데 (한)혜진이는 그런 나의 여백을 메워준다. 혜진이가 화술도 타고난 것 같다. 나는 유려한 언변을 구사하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고 정작 저렴한 멘트들이 튀어나온다.”

-서로에 대한 칭찬을 더 해달라.
한혜진=“카메라가 있건 없건 한결같은 사람이다. 시청자 분들도 방송 보시면서 느끼실 것 같다.”
이규한=“뭘 입어도 다 소화하는 사람이다. 이런 게 비주얼이구나 매번 감탄한다. 방송에서 혜진이와 몸이 바뀐다면 아무 것도 입지 않고 밖을 돌아다닌다고 했는데, 그건 정말 훌륭한 몸매를 자랑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다.”
한혜진=“오빠가 그런 말을 했었나. 충격적이다. 나는 규한 오빠 몸이 된다면 아무데나 실례를 하고 다니겠다(일동 폭소).”

-케이블 방송이라 비교적 편하게 멘트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한혜진=“장점이 분명 있다. 그런데 공중파, 케이블 구분한다기보다 ‘스타일라이킷’을 론칭한 MC로서의 느낌이 남다르다.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책임감도 더 생기고 멘트할 때도 게스트의 입장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이규한=“나도 케이블과 공중파를 구분하지 않는다. 예능에선 날 내려놓고 재미를 즐긴다. 그리고 제작진에게 전적으로 믿고 맡긴다. 오히려 내가 낮추면 낮췄지, 남을 깎아내리면서 재미를 만드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독한 케이블 예능엔 안 맞을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곳이나 맛집은 잘 알겠다.
이규한=“전혀 아니다. 그나마 ‘스타일라이킷’ 으로 알아가는 중이다. 방송 나가면 주변에서 많이들 물어본다. 돔 페리뇽 샴페인이 들어간 빙수를 특히 많이 궁금해 했다.”
한혜진=“익숙한 데가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방송하면서 신기하고 좋은 곳 많이 다니고 있다. 친구들 만나서 요즘 ‘힙 한곳’(최신 유행)이 어디냐고 오히려 묻는다.”

-트렌디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일상인데.
이규한=“다 아는 척 하는 거다(웃음). 진짜 아는 척도 못할 때는 모른다고 말한다. 그게 우리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MC와 시청자가 함께 유행을 알아간다는 것! 반면 혜진이는 정말 많이 알고 있더라.”
한혜진=“우리가 ‘트렌디세터’(유행의 선도자)처럼 방송에 잘 나오고 있나? 사실 모니터를 안 해서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하다.”

-모니터를 안 하는 이유가 있나.
한혜진=“내가 TV에 나오는 모습이 너무나 어색하다. 런웨이 걸을 때에도 모니터를 되도록 피한다. 나만 알고 있는 안 좋은 습관들이 자꾸 눈에 들어와서 신경이 쓰이더라.”
이규한=“나도 어색해서 모니터를 못하겠다. 예능은 물론 드라마도 안 한다. 영화는 시사회를 가니까 볼 때도 있고 안 볼 때도 있다. 내 단점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고쳐서 연기하면 또 그게 이상하고, 안 고치면 또 이상하고 그래서 차라리 모니터를 안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혼자 살고, 패션에 관심이 많고, 모니터를 안 하는 것까지 공통점이 많은데.
이규한=“MBC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혜진이를 봤다. 부지런한 모습도 닮았더라. 혼자 사니까 바로 바로 치워야 한다(웃음).”
한혜진=“쌓아둘 수 없다. 그러다보면 걷잡을 수 없이 치울 것들이 늘어난다.”
이규한=“집에 아무 것도 없는 것도 비슷하다. 얼마 전 이사를 했는데 최대한 심플하게 정리했다. 침실엔 침대만, 거실엔 쇼파만 이렇게. 물건이 늘어날수록 다 치울 일이다.”

-패션에 대한 관심도 줄었나.
이규한=“요즘 그게 큰일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옷 사는 재미가 없다.”
한혜진=“그러다 또 재미가 붙는다. 보통 여자들은 잘 보일 사람이 있으면 옷을 사는 것 같다.”
이규한=“군 제대하고 딱 보증금만 모아서 독립한 게 벌써 10년 전이다. 그 땐 돈 모아서 살림을 하나씩 늘려가는 재미로 살았다. 10년 동안 채워가는 삶을 살았다면 앞으로 10년은 미니멀리즘(간소화, 최소화하다)이 아닐까.”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게스트를 초대해보는 건 어떨까.
이규한=“굳이 뭐 게스트가 필요할까? 게스트가 나와 봐야 얻을 것이 없다. 분량욕심이 워낙 많은 MC들이라서, 하하하.”
한혜진=“나도 연예인 게스트는 필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간판 걸고 시작한 프로그램이니 우리가 다 하겠다.”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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