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팔카.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벌써 4명째다. KBO리그 외인 타자 교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누가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ㆍ경기 흐름을 바꾸는 선수) 노릇을 할지 관심을 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는 네 차례 있었다. 공교롭게도 KBO리그에 진출한 네 명 모두 타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부른 새로운 풍경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인영입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적응 기간이 비교적 짧은 타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키움 히어로즈는 외인 교체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팀이다. 키움은 지난 5월 30일 테일러 모터(31)를 웨이버 공시했다. ‘수비형 외인’으로 평가받은 모터는 10경기에서 타율 0.114 1홈런 7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짐을 쌌다.

키움 에디슨 러셀. /OSEN

키움은 모터의 대체 선수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특급 유망주 출신인 에디슨 러셀(26)을 영입했다. 2016년에는 내셔널리그 올스타로 뽑혔고, 그해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며 ‘염소의 저주’를 푸는 데 앞장선 주역으로 활약한 러셀은 역대 KBO리그 외인 중에서도 손꼽히는 ‘빅네임’이다. 

러셀은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3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키움의 6-2 역전승에 이바지했다. 키움이 대권 도전을 위해 야심 차게 영입한 그는 첫 경기부터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였다. 박병호(34)를 떠올리며 '형님'이라고 또박또박 발음할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나고, 한국 문화를 존중하려는 태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주포지션이 유격수인 러셀은 기존 주전 유격수 김하성(25)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시즌 초반 선전하다 최근 상승세가 꺾인 삼성 라이온즈도 외인 타자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삼성은 29일 왼손 거포 다니엘 팔카(29)와 총액 27만 달러(연봉 10만, 계약금 2만, 인센티브 5만, 이적료 10만)에 계약했다. 기존 외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31)의 허리 부상이 장기화되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좌투좌타 코너 외야수 겸 1루수인 팔카는 1m88, 104kg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형적인 거포다. 2018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그해 0.240의 타율과 27홈런, 67타점, 0.484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2019년엔 트리플A에서 평균 타구속도 153km, 최고 타구속도 188km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의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인 애런 타사노는 “장타력이 매우 인상적인 파워히터로서 배트스피드가 빨라서 KBO리그에서 홈런타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화력이 약하고,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타자가 부족한 삼성에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다.

한화 이글스의 브랜든 반즈(34)는 제라드 호잉(31)의 대체 선수로 KBO리그에 상륙했다. 빈타에 시달리는 한화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반즈를 선택했다. 반즈는 메이저리그(ML)에서 2012년 데뷔해 통산 484경기 타율 0.262를 소화한 베테랑이다. 29일 오전 기준 7경기에서 타율 0.231 1홈런 3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원호(46) 한화 감독대행은 “타석에서 공을 보는 모습이나 콘택트하는 모습을 봤을 때 기복이 클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선구안과 클러치 능력이 꾸준히 뒷받침된다면 빈약한 한화 타선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SK의 새 외인 타자인 타일러 화이트(30) 역시 ML에서 250경기 이상 출전한 내야수다. 장타자는 아니지만, 타격정확도가 높다. 트리플A 282경기에서 타율 0.321에 59홈런 230타점을 기록했다. SK는 침체된 공격력 보강을 위해 투수 대신 타자인 화이트를 영입했다. SK는 조만간 화이트의 비자 작업을 마무리하고 입국 날짜를 정할 예정이다. 기존 외인 타자 제이미 로맥(35)과 화이트의 경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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