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유소년야구단. /김동성 감독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020 한국컵 신한은행드림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는 46개 지역 114개 팀이 출전한다. 46개 지역 중 군 단위 팀은 전남 무안군 유소년야구단과 강원 철원군 유소년야구단 2개뿐이다. 두 팀은 이번 대회에서 ‘언더독’으로 시골 마을 유소년 야구단의 반란을 꿈꾼다.  
 
◆ 야구 볼모지 무안군 유소년야구단 “4강이 목표”

청정갯벌, 양파 등이 유명한 무안군의 무안 유소년야구단은 2016년 창단했다. 무안군은 프로야구팀은 물론 지역에 엘리트 야구부도 없는 볼모지다. 수도권 팀들과 비교하면 환경이 열악하다. 기본적으로 군에 유소년인구가 적다 보니 선수 수급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주위 도시에 유소년야구단이 없어 연습경기 상대를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고 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어느 팀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현대 유니콘스에 프로 선수 생활을 한 김동성(39) 무안유소년야구단 감독의 헌신과 열정적인 지도로 유소년 선수들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김동성 감독은 30일 본지와 통화에서 “군단위 팀이고 주위에 엘리트 야구부가 없이서 힘든 부분이 있다. 그래도 아이들이 야구를 많이 하고 싶어하고, 배움에 대한 열의가 강하다.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야구를 진심으로 즐기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군 내에 마땅한 야구장이 없어 훈련에 애를 먹은 무안 유소년야구단은 최근 무안 스포츠파크 유소년야구장이 완공돼 예전보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 됐다. 무안군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훈련 환경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김 감독은 “창단 초기에는 정말 어려움이 많았다. 최근 김산 무안군수님과 김대현 무안군의회 의장님, 무안군 체육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덕분에 아이들이 예전보다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재능기부를 통한 야구사랑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아동복지시설 청소년 1, 2, 3학년 중 야구선수가 되길 희망하는 5명을 선발해 무료로 지도를 해왔다. 아이들에게 유소년야구단 가입을 위한 각종 회비 및 유니폼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도비용도 받지 않았다. 김 감독 덕분에 꿈을 키운 유소년 선수 5명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김 감독은 ''야구공은 둥글다고 하지 않나. 최종 목표는 4강 진출이다. 우리 선수들이 대회에 나가서 다른 팀 선수들과 어울리다 보면 목표도 더 확고해지고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가 기대가 된다”고 힘줘 말했다.
 

철원군 유소년야구단. /오무열 감독 제공

◆ “철원도 야구합니다”

강원도 접경지역인 철원군은 인구가 5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소도시다. 철원군 유소년야구단의 선수단 규모도 취미반과 선수반을 합쳐 20명에 불과하다. 서울이나 경기도 팀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다. 철원군은 무안군과 마찬가지로 유소년인구가 적다. 강원도는 프로야구단이 없고, 엘리트 야구부도 적어 야구 변방으로 꼽힌다.

올해 부임한 오무열(32) 감독은 척박한 땅에 나무를 심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프로 생활을 한 오 감독은 올해 어머니의 고향인 철원으로 내려와 철원군 유소년야구단 감독을 맡았다. 올해 선수반을 신설해 본격적으로 전국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오 감독은 “2017년 창단한 이후 지난해까지는 취미반만 운영했다. 운동도 주말에 한 번 정도만 했는데 올해는 선수반을 만들어서 야구선수를 꿈꾸는 선수들을 모집했다. 아이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철원군이 야구 인프라가 약하고, 선수 수급에 제약이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오 감독은 “2017년에 창단했는데 우리 팀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분들이 많다. 평소에 야구를 많이 접하지 못해서 생소해 한다. 유소년야구단을 활성화해 철원에도 야구 꿈나무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최우선 목표다”라고 했다. 

철원 유소년야구단은 2018년 인제군수배 전국유소년 야구대회에 출전해 창단 2년 만에 전국대회 1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도 목표는 1승이다.  철원 유소년야구단은 꿈나무리그와 유소년리그에 출전한다. 오 감독은 “선수들이 야간훈련까지 하면서 열심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투수와 2루수를 보는 초등학교 6학년 전새벽과 왼손 투수인 5학년 이채성 선수 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다. 지난 대회보다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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