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오른쪽).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국 여자배구의 영혼이자 심장.”

국제배구연맹(FIVB)은 지난해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연경(32ㆍ흥국생명)의 국제대회 활약 영상을 올리며 이 같은 설명을 곁들였다. 

'여자배구의 아이콘' 김연경은 최근 코트 밖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재치 있는 입담을 갖춘 그는 유튜브 채널 운영에 예능 방송 출현까지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배구는 몰라도 김연경은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코트 밖 활동은 김연경의 ‘큰 그림’이다. 김연경은 29일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연수원에서 열린 흥국생명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예능에 나간 이유 중 하나는 배구가 더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많은 관심과 사랑에 감사하다. 부담도 되지만 다시 한번 더 여자배구 붐이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여자배구는 지난 시즌 경기 평균 시청률 1.05%를 기록했다. 평균 시청률이 국내 프로 스포츠 가운데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올 시즌 김연경이 11년 만에 V리그 무대로 돌아온 덕분에 여자배구의 인기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당장 오는 8월 말 개막하는 KOVO컵 때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면 월드스타 김연경을 보기 위한 구름 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활 중인 김연경은 "KOVO컵 출전 여부를 감독님과 상의 후에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고, 박미희(57) 감독은 "김연경이 KOVO컵 때까지 몸 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OSEN

흥국생명은 기존 ‘에이스’ 이재영에 현대건설에서 이적해 온 세터 이다영(이상 24)과 모처럼 V리그에 복귀한 김연경까지 최강의 멤버를 구축하며 리그 흥행의 선두주자가 됐다. 배구계 최고 스타인 김연경의 복귀 그 자체로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큰 가운데 국가대표 김연경과 이재영, 이다영이 한 팀에서 뛰는 모습도 팬들에게 큰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팬들 사이에선 흥국생명이 무패 우승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김연경은 세 명의 스타선수들에게 몰린 과도한 스포트라이트가 자칫 팀워크를 해치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는 “배구는 팀 스포츠다. ‘원 팀’이 되어야만 좋은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저와 재영, 다영에게만 관심이 몰리다 보니 부담이 따르고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모든 선수가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서 잘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김연경은 지난 1월 대표팀에서 복근 부상 뒤 7월 중순 팀 훈련에 합류했다. 21일부터 볼 훈련을 시작했다. 구단은 선수의 몸 상태를 고려해 7월 말 혹은 8월 초 합류를 예상했지만, 김연경의 조기 합류 의지가 컸다. "몸 상태가 50%밖에 안 된다"고 말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팀 훈련에 임하고 있다. 김연경은 "팀이 더 체계적으로 변한 것 같다. 트레이닝, 기술적인 부분들이 다 세분화가 되어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 또한 확실히 더 프로 정신이 이어진 것 같고 더 열정적으로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영은 “(김)연경 언니와 같이 연습을 하다 보면 몸 관리, 멘털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다. 제가 가장 배우고 싶은 점이다. 연습할 때도 워낙 열정적이다.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배우고 있다”면서 “팀에 매우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승부욕은 저보다 (김)연경 언니가 더 강한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훈련장 한편에 마련된 보드판에 올 시즌 목표 세 가지를 직접 써 놨다. 예를 들어 이재영은 ‘공격, 리시브 성공률 올리기’, ‘중요할 때 과감하게 공격하기’, ‘차분하고 냉정하게 플레이하기’ 등을 적었다. 김연경의 목표는 남다르다. ‘통합우승 하기, 트리플크라운(한 경기에서 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각각 3점 이상) 달성, 감독님 말씀 잘 듣기’를 목표로 썼다.

김연경은  "우선 통합우승을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 공격 각각 3개 이상)을 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독님 말을 잘 듣는 게 목표다.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겠다. 감독이 하지 말라면 안 하고 하라면 하고, 그렇게 말 잘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게 웃었다.

용인=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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