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철비2’ 정우성 “‘평가에 갇히지 말고 내 길 갈 것”
[인터뷰] ‘강철비2’ 정우성 “‘평가에 갇히지 말고 내 길 갈 것”
  • 양지원 기자
  • 승인 2020.08.03 00:10
  • 수정 2020-08-02 16:22
  • 댓글 0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세상이 평가하는 내 모습에 갇히지 않기 위해 노력하죠.”

데뷔 27년 차 정우성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배우로서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상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삶의 목표다. 그런 그가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강철비2)에서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연기했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대통령 한경재로 분해 북 위원장(유연석)과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사이에서 부드럽고 때로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언론시사회 당시 눈물을 흘렸다. 격해진 감정을 억누른 모습이었는데.

“지금 이 시대에 사는 우리와 더불어 역사 속의 우리, 그리고 과거에서도 늘 불행했던 우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한반도에 살았던 우리에게 한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정치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떠밀려와 눈물이 났던 것 같다. 한경재 대통령의 감정에 몰입이 되기도 했고 우리에 대한 연민을 느꼈다.”

-처음 출연을 고민했다고 했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가.

“영화의 스토리는 허구이고 풍자도 많고 장르적 특성도 굉장히 새로웠다. 그러나 요즘은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고 정치적 입장에 따라 해석하는 시선이 있지 않나. 양우석 감독님 자체에도 그런 시선들이 개입되기도 하고. ‘강철비1’ 때도 그랬고 ‘강철비2’에는 더 많은 시선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나 싶었다. 굳이 그런 시선을 개입할 수 있는 작품에 나를 왜 던지려고 하나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양우석 감독님은 1편을 하면서 내 표정을 되게 좋게 본 것 같다. 한경재 대통령의 침묵 속에는 여러 표정이 있어야 하니까 내게 출연 제안을 한 것 같다.”

-극 중 연기한 한경재는 판타지에 가까운 인물이다. 현실적으로 보여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을 텐데.

“정치적 인물을 배제할만한 사소한 이야기들을 계속 대입시키지 않나. 아내(염정아)와 보내는 시간이라든지 평범한 남편,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을 대입시키면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이 사람의 고민이 어디서부터였는지를 넣는 장치를 활용했다. 판타지적인 인물에 인간적인 면모의 모습을 만들어갔다.”

-대통령을 연기하기 위해 참고한 실존인물이 있나.

“특정 인물을 모델로 둘 수는 없다. 그건 지양해야 하고 특정 인물을 위한 서사가 되어도 안 된다. 한반도 분단체제를 고민하는 지도자의 모습이 더 우선시돼야 한다. 평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확장시키려고 했다. 또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의 연설 같은 것 그런 것을 찾아봤다.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들어갔던 정상이었다.”

-한경재 대통령을 연기하면서 애드리브를 한 게 없었나.

“애드리브는 없었다. 역사적 사건 안에서 지도자의 인간적인 순간적 표현들은 있지 않나. 결과적으로는 잠수함에 갇혀 있을 때 정상으로서 각자의 입장도 있지만 열악한 환경 속 인간의 노골적인 본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한경재는 끊임없이 절제를 하지만 미국 대통령은 격식이나 예절 없이 동물적 표현을 할 수 있다. 강한 나라의 자신감과 같다. 그런 비유적인 표현이 있었던 것 같다.”

-북한 위원장을 연기한 유연석과 처음 맞췄는데 어땠나.

“책임감을 완수하려고 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현장의 모든 것을 다 알기 위해 시간적인 노력도 들이고 감정을 이해하려고 한다. 굉장히 마음에 드는 동료이자 후배였다.”

-정치적 소신을 말하는 배우라는 이미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부담을 느꼈던 건 사실이다. 사실 정치적 표현을 뭘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떤 발언을 할 때 그렇게 규정 짓는 시선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삶이 곧 정치 아닌가? 우리 생활에 정치가 얼마나 큰 영향인지를 계속 느껴야 하지 않나. 우리는 우리 삶을 이룰 수 있는 자격이 있다. 그게 정치라면 정치인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정치적 발언을 끊임없이 할 수 밖에 없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 발언은 정치인이 해야 한다? 그건 정치인이 국민이 정치에 거리를 두게 하기 위한 속내가 숨어 있을 거라고 의심을 해봐야 하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책임감과 무게감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내 모습에 갇히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세상이 평가하는 나에 갇히지 않으려 한다. 내가 받는 사랑이 세상에서 오는 거라면 세상에 관심을 그만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사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를 찾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강철비2’는 어떤 의미가 있는 영화인가.

“시간이 많이 지나면 하나의 의미가 될 것 같다. 정치적 이해관계보다는 한반도의 분단현실, 우리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무거울 수밖에 없지만 그걸 외면할 수는 없다. 이 분단현실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이지 어떤 해결점을 찾는 영화는 아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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