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4경기 18골 2도움으로 경기당 공격P 1.4개
울산 현대 주니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골무원’ 주니오(34ㆍ브라질, 울산 현대)의 질주가 매섭다. 그야말로 ‘파죽지세(破竹之勢)’다. 14라운드까지 치른 프로축구 K리그1(1부)에서 가장 먼저 공격 포인트 20개 벽을 넘어섰다. 독보적인 기록 행진으로 올 시즌 득점왕을 사실상 예약했다. 최우수선수(MVP)까지 바라보고 있다.

주니오는 2020 하나원큐 K리그1 14경기에 나와 18골 2도움을 올렸다. 경기당 공격 포인트만 1.4개다. ‘경이롭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노장 수식어가 붙을 나이지만 오히려 시간을 역행하고 있다. 그보다 젊은 공격수가 K리그1에 많지만, 그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없다. 2017년 대구FC에서 한국 무대에 데뷔한 그는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 올 때부터 30대였던 그는 풍부한 경험과 K리그1 적응력을 바탕으로 나이가 무색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1부리그 통산 기록은 97경기 71골 9도움이다. 경기에 나올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하자 팬들로부터 공무원처럼 골을 넣는다는 뜻의 ‘골무원’(골+공무원)이란 별명도 얻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시즌 30골 돌파도 가능하다. 역대 K리그에서 최초로 단일 시즌 30골 벽을 깬 데얀(39ㆍ몬테네그로, 대구FC)의 기록도 넘본다. 데얀은 2012년 FC서울 소속으로 44경기에서 31골을 터뜨렸다. 경기당 0.7골이다.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기 수가 줄었다. 정규리그 22경기, 스플릿 라운드 5경기(총 27경기)로 치러진다. 시즌 종료까지 13경기 남았다. 경기당 1골 이상 넣는 주니오가 앞으로 13골만 더 추가하면 데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시즌이 축소된 상황에서 30골을 돌파하고 2012년 이후 아무도 도달하지 못한 데얀의 신기록에 가까워지는 것은 더 높은 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득점 2위 포항 스틸러스 일류첸코(30ㆍ러시아, 10골)와 3위 대구FC 세징야(31ㆍ8골)와 격차가 더욱 벌어져 이변이 없는 한 주니오의 득점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가 울산을 리그 우승으로 이끈다면 득점왕을 넘어 시즌 MVP까지 넘볼 수 있다. 1983년 역사를 시작한 K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MVP를 받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지난해까지 37시즌 중 외인 MVP는 단 네 명에 불과하다. 2004년 당시 수원 삼성 나드손(38ㆍ브라질)이 외인 최초로 이 상을 거머쥔 뒤 2007년 포항 따바레즈(37ㆍ브라질), 2012년 FC서울 데얀, 2018년 경남FC 말컹(26ㆍ브라질)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남겼다. 득점왕과 팀 우승을 함께 이룬다면 주니오의 ‘2관왕’도 기대할 만하다.

울산은 11승 2무 1패 승점 35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전북 현대(승점 32)와 3점 차다. 2020시즌 우승 싸움은 울산과 전북의 맞대결 양상이다. 지난해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레이스에서 미끄러져 전북에 우승컵을 내주며 아쉬움을 삼킨 울산은 이를 갈고 있다. 시즌 절반을 치른 현재 주니오의 예리한 발끝이 울산의 한(恨)을 풀 중요한 열쇠로 떠올랐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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