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넷' 포스터./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테넷’이 아시아 국가 중 한국 최초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개봉 전 유료시사회를 개최한다. 국내 영화계는 오는 26일 개봉하는 ‘테넷’이 개봉 5일 전 유료시사회를 여는 것에 대해 ‘변칙 개봉’이라고 비판했다. 사실 대작들의 변칙 개봉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지속돼 온 이 관행에 경쟁작들의 지속적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으나 이를 규제하는 제도가 생기지 않는 이상 ‘변칙 개봉’ 마케팅은 계속될 전망이다.

■ “할리우드 영화 無”..韓 극장 공략한 ‘테넷’

영화 '테넷' 스틸.

오는 26일 개봉하는 ‘테넷’은 ‘다크나이트’(2009)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다.

‘테넷’은 미래의 공격에 맞서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멀티 장르 액션 블록버스터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추세 속 ‘테넷’은 일정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26일 개봉을 확정했다. 개봉 전 19일 언론시사회, 20일 놀란 감독과 배우들이 참석하는 라이브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홍보를 시작한다. 이어 그 주 22·23일에는 유료 시사회인 프리미어 상영을 개최한다.

‘테넷’은 코로나 사태로 일정이 계속 미뤄지다 26일 한국 등 20여국에서 먼저 개봉 후 북미 국가에서는 9월 초 개봉하기로 결정됐다. 먼저 개봉하는 나라 중 한국·호주에서만 유료 시사회가 확정됐다.

특히 코로나 시국 속 할리우드 영화들이 전무한 상황에서 ‘테넷’의 국내 개봉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측은 지난 15일 공식입장을 통해 “2D, 4DX, IMAX, 돌비 시네마 등 다양한 포맷을 통해 관객들의 몰입감을 극대화시켜 극장에서 영화 보는 즐거움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시장에서 이미 안전하게 극장이 재개되었음을 주목해 ‘테넷’을 그 어떤 나라보다도 먼저 선보이기를 바랐고, 이에 전 세계 최초 프리미어 상영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놀란 감독 스스로 “내가 만든 영화 중 가장 야심 찬 영화”라고 자부한 작품이기도 하다. 20년 동안 아이디어를 개발해나갔고 시나리오는 6년에 걸쳐 썼다. 역대급 스케일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국제적인 첩보전을 완성한 오락영화라는 평가다.

■ 변칙개봉에 우는 경쟁작..개선 방법 없나

영화 '부산행' 포스터.

보통 ‘프리미어 상영’으로 포장하는 변칙 개봉은 그동안 수도 없이 있었던 그릇된 마케팅 방식이다.

앞서 천만영화 ‘부산행’(2016) 역시 개봉 전 주 주말 유료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을 운집해 질타를 받았다. 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 ‘혹성탈출:반격의 서막’(2014) 등이 변칙 개봉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해당 작품의 개봉 전 주말 ‘무료’ 시사는 ‘변칙 개봉’으로 부르지 않는다. 관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입소문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스코어나 수익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나 관객들에게 티켓을 판매하는 ‘유료 시사회’는 다르다. 기존 영화들을 예매할 때와 마찬가지로 티켓팅을 하고 해당 매출은 고스란히 스코어로 집계된다. 한 홍보 대행사 관계자는 “아무리 이벤트라고 하긴 하지만 대작이 개봉 전부터 유료 시사회를 할 경우 경쟁작들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으로 막아놓지 않는 이상 ‘변칙 개봉’ 방식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고, 이를 이용한 이벤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측 역시 국내 영화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공식 개봉일 이전에 실시되는 유료시사회는 상영부문의 공정 경쟁을 해치는 ‘변칙 상영’에 해당한다”고 정의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변칙상영을 우리 위원회가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은 없으며 실효성 있는 공공적 제재조치도 마땅치 않다”라고 덧붙였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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