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최근 여러 아이돌 사이에서 왕따 논란이 불거졌다. 그룹 에이오에이(AOA)를 탈퇴한 배우 권민아는 팀의 리더인 지민으로부터 10년간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폭로했고 아이러브의 전 멤버 신민아는 그룹 내 왕따로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장문복이 속한 그룹으로 알려진 리미트리스 멤버 윤희석 역시 팀의 불화를 폭로했다. 이러한 폭로들은 단순한 감정싸움을 넘어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심각성은 더 크다.

■ 10년간 괴롭힘 폭로

권민아는 지난달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10년간 그룹 내에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지민을 가해자로 지목했다. 이를 본 지민은 자신의 SNS에 "소설"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억울함을 표현했으나 논란이 확산되자 지민은 민아에게 사과하며 AOA를 탈퇴하고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 후에도 논란은 한 달 넘게 지속됐다. 권민아가 멤버 설현과 전 소속사 대표인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을 방관자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8일 권민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극단적 선택 시도를 암시하는 사진을 게재하며 "행복한 데 가겠다. 여기는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이어 지민과 설현, 한성호 대표를 거론하며 "멀쩡한 사람 죽음까지 몰아넣은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권민아는 이날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설현과 FNC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누리꾼들은 설현의 사과를 촉구하고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 tvN '낮과 밤'에서 하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9일 FNC 측은 "그간 멤버들 간의 관계를 더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던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권민아가 할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공식 입장과 함께 사과를 전했고 11일에는 권민아가 자신의 SNS를 통해 한성호 대표를 만났다고 전하며 그간의 오해를 풀었고 앞으로 열심히 치료를 받겠다고 전했다. 

■ 팀 내 불화가 결국 극단적 선택까지

신민아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아이러브로 활동하던 6개월 간 멤버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을 앓게 됐고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신민아 측 변호인은 "연습생 때부터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법정에서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속사 측은 신민아와 멤버, 회사들이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신민아가 회사의 복귀 제안을 거절하고 멤버들과도 별다른 트러블 없이 친근하게 지냈던 모습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신민아는 멤버들이 물리적인 폭행을 가하고 자신의 옷을 벗기는 등 폭행을 가해 어쩔 수 없이 친근하게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계속되자 가현과 수연 등이 직접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신민아는 팬들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 미성년자인 가현이 남성들과 문란한 관계였다고 음해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논란이 야기됐다.

결국 소속사 측은 신민아에 대해 형사 고소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됐다. 가현 등 직접적인 피해를 본 멤버들 또한 개인적으로 신민아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밝혀 진흙탕 싸움을 예고했다.

그런가 하면 그룹 리미트리스 출신 윤희석이 멤버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10일 윤희석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멤버들과의 불화로 인한 이간질, 언어폭력 등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었다"며 리미트리스 멤버들과 소속사 오앤오엔터테인먼트와의 불화를 고백했다. 해당 글에서 윤희석은 지난해 12월 소속사 대표에게 팀 탈퇴 의사를 밝혔지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콘서트가 끝난 후 대표님과 면담을 했으나 갑자기 모든 책임을 저한테 돌렸고 1월 초에 예정된 라디오 스케줄을 끝내면 계약을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일 약을 먹고 잠들고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심하게 와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자살 시도까지 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에 오앤오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윤희석 군과의 거듭된 대화 끝에 윤희석 군이 리미트리스 멤버로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존중하기로 결정했고 앞서 상호협의 하에 리미트리스는 5인 체제로 가는 것으로 정리했다"며 윤희석의 팀 탈퇴를 알렸다.

이처럼 계속되는 아이돌 그룹 내 왕따 논란에 일각에서는 멤버 개인에 대한 비판보다는 소속사의 대책 마련 요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팝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데뷔 연령 또한 점점 낮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소속사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돌 그룹 내 불화는 최근 시작된 사태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골은 더 깊다. 이에 대해 한 연예계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 내에서는 연습생 때부터 지속된 경쟁체제로 인해 심리적 압박감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고 숙소 등의 단체생활을 지속하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다. 데뷔하고 나서도 경쟁체제는 지속된다"고 설명하며 "단순히 현재 개개인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시스템 변화를 구축해야 한다. 멤버 개인 간의 차이를 소속사 차원에서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신경 써야 앞으로 이런 논란이 계속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OSEN, 신민아 인스타그램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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